교회부터 법을 지켜야 한다.

양산 소토교회

지난 반세기 동안 개신교가 한국 사회에 미친 영향은 지대하다. 사회봉사의 양으로나 민주화 과정에 기여한 바로는 그 어떤 종교보다 뛰어난 공헌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개신교가 여타 다른 종교에 비해 사회적 비난의 대상이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전 한 교회의 예배에 참석한 적이 있었다. 서울 강북에 있는 모(某)교회였다. 아마 성전을 건축하려고 준비 중이었던 것 같다. 예배 광고시간에 담임목사는 “이번 우리가 짓고자 하는 성전 건축은 현행법상 지을 수 없는 여건인데 놀라운 하나님의 은혜로 건축허가가 떨어져 이제 착공하게 되었다”는 이야기를 전하였다.

그런데 그 이야기를 들으며 걱정이 되었다. 안되어야 할 일이 되었다는 것은 뭔가 특별한 조치가 있었기 때문이 아니겠는가? 그로부터 1년 후 이 교회는 성전을 완공하였지만 담임목사와 기타 관련된 사람들이 줄줄이 경찰에 출두해야만 했다. 죄목은 ‘뇌물수수죄’였다. 그러니까 뇌물로 가능했던 일을 하나님의 은혜라고 했던 것이다.

어느 때인가부터 기독교는 이 ‘은혜’라는 말을 오용하기 시작하였다. 은연중에 기독교인은 천국백성이기 때문에 세상의 법과 질서를 무시해도 좋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원하는 결과를 얻기 위하여 초법적, 탈법적인 행위를 서슴치않았고, 이렇게 이루어진 일들을 하나님의 은혜라고 자랑하며 온갖 불법을 신앙의 이름으로 정당화하기에 이르렀다.

또한 이런 식의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을 교회의 힘이 커진 결과라며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풍조가 이제껏 잘한 모든 것을 가릴 만큼 큰 약점으로 작용한 것이다.

이제 교회부터 상식을 존중하고, 법을 지키며, 잘못된 것을 바로 잡을 수 있는 풍토를 이루어갈 때 우리 사회는 좀 더 새로운 면모로 달라질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달라져 가는 기독교를 기대한다.

박동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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