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와 변호인의 차이는 이렇습니다.

초등학교 6학년 사회교과서에는 민사재판과 형사재판 제도를 설명하면서 변호사나 변호인의 도움을 받는다고 소개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민사재판에서는 변호사가, 형사재판에서는 변호인이 법률적 조력을 한다는 것인데 설명하고자 하는 취지를 생각한다면 제대로 된 설명이라 볼 수 없습니다. 무엇이 잘못된 것일까요?

교육대상이 초등학생이다 보니 쉽게 설명하느라 변호사와 변호인으로 간단하게 설명하지 않았을까 짐작하는데, 형사재판에서의 변호인에 대응하는 민사재판 법률조력자는 변호사가 아니라 소송대리인이라고 해야 맞는 표현입니다.

△민사재판 → 변호사(x) 소송대리인(o)
△형사재판 → 변호인

재판은 민사재판과 형사재판으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행정재판은 편의상 제외). 민사재판은 다툼이 있는 개인과 개인이, 형사재판은 범죄자로 의심되는 사람과 국가(검사)가 법정에서 옳고 그름을 다투는 재판입니다.

소송을 제기한 사람을 원고라고 하고 그 상대방을 피고라고 합니다. 민사재판에서는 개인이 원고와 피고가 되지만 형사재판에서는 검사가 원고가 되고 범죄 용의자가 피고가 되는데 피고를 피고인이라고 부릅니다. 검사가 소를 제기하기 전인 수사단계에서는 피고인을 피의자라고 합니다.

민사재판에서는 원고나 피고 양쪽 모두 법률적 지식이 떨어지기 때문에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 원활하게 소송을 진행할 수 있습니다. 이때 원고와 피고를 대신해서 소송에 임하는 사람을 소송대리인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원고측 소송대리인, 피고측 소송대리인이라고 부릅니다.

형사재판에서 원고는 검사인데 검사는 법률전문가이므로 아무래도 재판에서 피고인이 불리합니다. 자신의 권리가 무엇인지도 모르는 경우가 태반입니다. 그래서 재판을 매끄럽게 진행하기 위하여 외부의 법률적 전문가가 재판에 참여하게 됩니다. 이때 피고인을 변호해주는 사람을 변호인이라고 합니다.

개인이 선임한 변호인을 사선변호인, 국가가 피고인을 대신해서 선임해주는 변호인을 국선변호인이라고 하는데 통틀어서 그냥 변호인이라고 부릅니다.

이제 어느 정도 정리가 되는 것 같습니다. 민사재판과 형사재판, 원고와 피고, 검사와 피고인 그리고 법률조력자로 소송대리인과 변호인이 나왔습니다. 그럼 변호사는 언제 등장하는 것일까요?

변호사란 변호사 자격증을 가진 사람을 말합니다. 즉, 로스쿨을 졸업하고 변호사시험에 합격하여 변호사 자격을 취득한 사람이 변호사입니다. 예전엔 사법시험에 합격한 후 사법연수원을 수료한 경우에 변호사 자격을 부여했지요.

앞서 재판을 민사재판과 형사재판으로 나누면서 소송대리인이나 변호인의 조력을 받는다고 했는데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면 소송대리인¹이나 변호인²은 변호사 자격을 가진 변호사만 할 수 있습니다.

아마 변호사만 소송대리인이나 변호인이 될 수 있다 보니 초등학교 사회교과서에서 그냥 편의상 변호사라고 표현한 모양인데 제대로 표기하고 선생님께서 설명하면 충분히 이해시킬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변호사 : 변호사 시험에 통과하여 변호사 자격을 취득한 사람.
▷소송대리인 : 민사재판에서 원고와 피고를 대신하는 사람.
▷변호인 : 형사재판에서 피고인의 변호를 맡은 사람.
▷원고 : 소를 제기한 사람.
▷피고 : 원고로부터 소를 제기 당한 사람.
▷피고인 : 형사재판에서 검사로부터 공소를 제기당한 범죄 혐의자.
▷피의자 : 검사에 의해 공소제기를 당하지 않은 수사단계에 있는 범죄혐의자.

1. 소송대리는 변호사가 아니면 할 수 없지만 단독판사가 심리하는 사건 중 소송목적의 가액이 5천만 원 이하인 사건에서는, 당사자의 배우자 또는 4촌 이내의 친족, 당사자와 고용, 그 밖에 이에 준하는 계약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은 법원의 허가를 받아 소송대리인이 될 수 있다.

2. 변호인은 변호사중에서 선임하여야 하는데 대법원 이외의 법원은 특별한 사정이 있을 때 변호사 아닌 사람을 특별변호인으로 선임하는 것을 허가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