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상식] 알아두면 유익한 법격언 30선

유스티티아
로마신화에 나오는 정의의 여신, 유스티티아.

격언이란 오랜 경험에서 생긴 짧은 말을 말하는데 법격언은 간단하면서도 함축성 있게 법의 원리, 원칙이나 법에 대한 일반 사람들의 생각을 나타낸 것이 대부분이다. 알아두면 피가 되고 살이 되는 법률격언을 소개한다.

1. 권리 위에 잠자는 자는 보호받지 못한다.
유명한 법학자이자 법학도들의 필독서인 ‘권리를 위한 투쟁’의 저자인 루돌프 폰 예링(Rudolf von Jhering, 1818~1892)의 말이다. 권리를 가진 자가 그의 권리를 행사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정기간 동안 그 권리를 행사하지 않을 경우 권리가 소멸되는 것을 뜻하는 말로, 소멸시효와 상통하는 말이다.

2. 법률을 몰랐다거나 잘못 알았다고 하여 용서되지 않는다.
만일 법을 알지 못하였다는 주장을 허용한다면 각 당사자는 자기에게 불리한 내용의 법은 몰랐다고 주장하고 유리한 법의 내용만으로 판단을 구하자고 할 것이므로 법에 대한 권위와 신뢰는 땅에 떨어질 것이고 문제를 해결할 수도 없을 것이다.

이 법언은 재판관의 입장에서 “그대는 사실을 말하라. 나는 법을 말하리라.”라고 표현되기도 한다.

3. 법은 공포되기 전에 사람들에게 의무를 지우지 않는다.
법이 효력을 발생하여 국민에게 일정한 의무를 지우려면 적어도 그 법이 공포되어야 한다. 공포가 되지 않은 법은 국민이 법의 존재조차 알 수 없기 때문이다.

4. 사람 위에 사람 없고, 사람 밑에 사람 없다.
이 격언은 말 그대로 모든 사람은 평등하다는 의미이다. 자유와 더불어 평등은 옛날부터 인류가 추구해 온 중요한 가치 중의 하나이다.

5. 누구든지 타인의 행위의 결과에 의하여 책임을 지지 않는다.
다른 사람의 행위의 결과에 대하여 책임지게 된다면 사람들은 매우 불안한 처지에 놓이게 되고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할 수가 없을 것이다. 그래서 개인이 책임을 지는 것은 자기의 행위에 의한 경우이고 다른 사람의 행위에 의한 것은 책임지지 않는다는 원칙을 나타낸 격언으로, ‘자기책임의 원칙‘ 또는 ‘자기결정의 원칙‘이라고 한다.

6. 법이 없으면 의제도 없다.
의제란 성질이 서로 동일하지 아니한 사항이나 사실을 동일한 것으로 간주하여 동일한 법률효과를 부여하는 것을 말한다. 현실에 존재하는 사실을 법률상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간주하고, 서로 다른 사항을 법률상 같은 것처럼 양자를 동일하게 취급하는 것을 말한다.

7. 명백한 진리는 증명할 필요가 없다.
형사소송에 있어서 형벌권의 유무 및 범위를 검사가 입증하여야 하고, 변론주의가 지배하는 민사소송에서는 입증책임을 지는 당사자가 증거를 제출하여 일정한 사실을 입증하여야 한다.

증거에 의하여 증명을 하여야 하지만 사실의 인정이 성질상 문제가 되지 않거나 필요하지 않는 경우에는 증명을 하지 않아도 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것을 ‘불요증사실’이라고 하는데 민사소송법에서 규정하고 있다.

8. 추정은 일반적으로 발생하는 것으로부터 생겨난다.
추정이란 일정한 사실에 대하여 법이 우선적으로 판단을 하고 법이 판단한 내용과 다른 사실이 없으면 법의 판단을 그대로 인정하는 것을 말한다. 법이 우선하여 판단하여도 법의 판단과 다른 사실이 있으면, 즉 추정하는 내용이 실제에 있어서는 진실이 아닐 때에는 추정은 뒤집어지는데 이것을 반증에 의하여 뒤집는다고 한다.

9. 누구의 소유도 아닌 것은 조리에 따라 최초의 점유자에게 속한다.
우리 민법에 “주인이 없는 동산을 소유의 의사로 점유한 자는 그 소유권을 취득한다.”라고 규정하여 무주물선점의 대상을 동산에 한정하고 있으며, 무주의 부동산은 국유로 하고 있다. 따라서 주인이 없는 땅이나 건물이라고 먼저 점유하여도 소유권을 취득할 수는 없다. 다만 경우에 따라 시효에 의하여 소유권을 취득하는 경우는 별개의 문제이다.

10. 선량한 풍속에 반하는 계약은 무효이다.
범죄 등을 권하거나 또는 가담하는 계약, 부동산의 이중매도에 적극 가담하여 체결한 이중매수계약, 경매나 입찰에서의 부정한 담합행위, 일부일처에 반하는 첩계약, 이혼하지 않겠다는 각서, 도박계약 등은 판례에 자주 나타나는 반사회질서로 무효인 계약이다.

11. 누구든지 자신이 관여하는 사건에 재판관이 될 수 없다.
우리 헌법이 ‘모든 국민은 헌법과 법률이 정한 법관에 의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가진다.’라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것은 공평한 재판을 전제로 한다. 재판이 공평하여야 재판을 신뢰할 수 있을 것이고, 따라서 그 재판을 집행하는데 이해관계인의 불만도 없을 것이다.

12. 아이디어는 공기처럼 자유롭다.
우리 헌법은 사상의 자유를 따로 규정하지 않아 양심의 자유에 속한다고 해석하는 것이 보통이다. 특히 지적 창작물의 보호범위와 관련하여 자주 인용되는 격언이다.

저작권법은 저작물을 창작한 저작자에게 저작물에 관한 독점, 배타적 권리인 저작권법을 부여함으로써 저작자가 투자한 시간 노력 비용을 보상하여 창작의욕을 고취시키고, 그 이용가치는 시장가치에 맡기는 방법을 선택하고 있다.

13. 사산(死産)은 출생하지 않은 것과 동일하다.
우리 민법은 개별적 보호주의를 취하여 ①사인증여(死因贈與) ②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의 청구 ③재산상속 ④대습상속 ⑤유증 등에 있어서 태아는 자연인과 마찬가지로 권리능력을 가지는 것으로 본다.

그밖에 아버지는 태아를 자기의 자식이라고 인지할 수 있지만, 태아는 인지청구권은 없는 것으로 해석한다. 요즘 의사들의 파업으로 태아가 피해를 입었다면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고, 태아의 아버지가 사망하였다면 손해배상청구권을 상속받게 된다.

14. 나의 상속인의 상속인은 나의 상속인이다.
상속인이 될 직계비속이나 형제자매가 피상속인이 사망하기 전에 사망하거나 자격을 상실한 경우에는 그 직계비속이나 형제자매는 상속인이 될 수 없다. 따라서 그 직계비속이나 형제자매에게 자손이 있다고 하여도 상속을 받지 못하게 될 염려가 있다.

그래서 그 직계비속이나 형제자매에게 자손이 있다면 그 자손이 그 직계비속이나 형제자매를 대신하여 상속인이 되도록 하고 있다. 이것을 대습상속(代襲相續)이라고 하는데 이 격언은 대습상속을 나타낸 격언이다.

15. 부동산은 그 소재지의 법을 따른다.
동산은 소유자와 더불어 이동이 가능하므로 그 소재지의 변동이 생기지만, 부동산은 말 그대로 움직일 수 없으므로 소재지는 변하지 않는다. 이것이 거의 모든 나라가 일치하여 부동산에 관하여는 그 소재지법에 따르도록 하는 이유이다. 부동산에 대하여 인정되는 권리의 종류와 내용이라든지 권리를 취득하기 위하여 갖추어야 하는 것 등은 그 소재지법에 의한다.

16. 사면이 쉬워지면 범죄가 늘어난다.
사면을 받기 쉽다면, 다시 말하여 처벌을 받지 않거나 처벌을 작게 받을 수 있다면 일반인이 쉽게 범죄에 빠져들 것이다. 아직까지 뇌물범죄가 근절되지 않는 이유가 형이 가볍고, 거기다가 쉽게 사면을 받기 때문이라고 일부에서는 주장한다. 그러므로 사면권은 특정인이나 특정단체를 위하여 자의적으로 행사되어서는 안 되고, 공공이익을 고려하여 행사되어야 한다.

17. 손이 손을 지킨다.
이 격언은 다른 사람을 신뢰하여 물건을 준 자는 그 물건을 받은 자에게만 반환을 청구할 수 있다는 게르만법의 원칙이다. 예를 들어 A가 B에게 물건을 빌려주었는데 B가 C에게 그 물건을 팔았다면, A는 B에게만 반환을 청구할 수 있을 뿐이고 C에게는 반환청구를 할 수 없다는 원칙이다.

18. 유언자의 유언은 그 사람이 사망할 때까지 유동적이다.
유언은 유언자가 사망함과 동시에 효력이 발생하는데, 사망하기 전까지는 이전의 의사를 변경하고 새롭게 자기의 의사를 표시할 수 있다. 이것을 ‘유언철회의 자유’라고 하는데 이 격언은 이 유언철회자유의 원칙을 나타내고 있다.

19. 일부가 무효면 전부가 무효다.
당사자가 법률행위를 한 경우에 법률행위의 일부가 무효인 때에는 그 전부를 무효로 한다는 것을 나타내는 격언이다. 우리 민법도 ‘법률행위의 일부분이 무효인 때에는 그 전부를 무효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20. 한 사람이 대리인과 그 상대방을 겸할 수 없다.
본인의 허락을 얻지 않은 자가 자기계약이나 쌍방대리는 무권대리가 되고, 본인이 추인하면 유권대리로 유효한 법률행위가 된다. 같은 취지로 회사의 이사나 사원은 회사와의 자기거래가 금지되며, 법인의 대표도 회사와의 이해상반행위가 금지된다.

21. 유죄로 확정되지 않은 모든 자는 무죄로 추정된다.
범죄의 혐의를 받기 시작하면 피의자로 불리어지고 수사의 대상이 되어 수사기관으로부터 출석을 요구받기고 하고 압수·수색·신체검사 등을 받을 수도 있으며, 체포와 구속이 될 수도 있다. 진범인 경우는 물론이고 죄가 없는 경우에도 일반사람은 매우 불안한 것이 보통이다.

22. 기꺼이 자수하는 자는 보다 관대한 처분을 받아야 한다.
최근 폭력배가 조직의 보호를 위하여 거짓으로 대신 자수한 것이 들통 난 경우가 있었는데, 그것은 자수에도 해당되지 않고 오히려 진범을 도피시킨 것에 해당되어 ‘범인은닉죄’가 추가될 뿐이다.

23. 가장 가벼운 체형도 벌금형보다 무겁다.
오늘날 여러 가지 형벌이 있지만 신체에 대한 형벌을 아무리 가볍게 한다고 하여도 돈으로 납부하게 하는 형벌보다는 무겁다는 뜻이다.

우리 형법은 ①사형 ②징역 ③금고 ④자격상실 ⑤자격정지 ⑥벌금 ⑦구류 ⑧과료 ⑨몰수의 순으로 형이 무거운 것을 규정하고 있다.

24. 법이 없을 때는 격언이 지배한다.
어떤 사항에 적용할 법이 존재하지 않는 경우가 있게 된다. 이 때에도 재판관은 문제해결을 위한 판단을 내려야 한다. 이때의 판단기준으로 격언(법격언)이 법을 대신하여 작용한다는 말이다.

25. 사회 있는 곳에 법이 있다.
“사회 있는 곳에 법이 있다 (Ubi societas, ius. Where there is society, there is a law)”라는 말은 사회는 법이 없으면 존재할 수 없으며, 마찬가지로 법은 사회가 있는 곳에서 비로소 존재할 수 있다는 뜻이다. 가장 오래되고 가장 널리 알려진 법격언의 하나로 유명하다.

26. 약속은 지켜져야 한다.
법 격언 중의 격언이다. 사회생활을 하는 이상 인간은 거래를 맺으면서 생활할 수밖에 없다. 이 거래는 약속 또는 약속의 교환으로 나타난다. 이러한 약속의 대표적인 것이 계약이므로 ‘계약은 지켜져야 한다.’라고도 한다.

27. 법을 떠날 수 있는 방법을 잘 아는 법률가는 훌륭한 법률가다.
억울함을 풀기 위하여 법에 호소하고 의지하려고 하지만 실제로 소송에는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들어가는 것이 보통이다. 그래서 소송에는 이겼지만 자기가 처음에 달성하려고 한 목적에는 도달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것은 가능하면 소송으로 가지 않고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을 말해 준다.

소송에 의하지 않고 당사자의 화해나 제3자의 조정에 의하여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잘 아는 법률가야말로 당사자의 목적에 보다 잘 도달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훌륭한 법률가란 뜻이다.

28. 종물은 주물에 따른다.
어떤 물건의 경제적 효용을 다하도록 다른 물건을 부속한 경우에는 그 물건을 주물(主物)이라 하고 부속된 물건을 종물(從物)이라고 한다. 예를 들어 시계는 주물이고 시계 줄은 종물이며, 배는 주물이고 노는 종물이다.

29. 원인이 있으면 결과가 있다.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나랴”라는 속담이 있다. 결과에는 항상 원인이 있다는 말이다. “원인이 있으면 결과가 있다” 혹은 “결과는 원인을 따른다.”는 표현의 법언도 이 속담과 뜻을 같이 한다. 몸에 상처가 있는 사람은 사고나 폭행을 당했든지, 자신의 실수로 다쳤든지 그도 아니면 수술을 받았다는 등의 원인이 될 만한 사정이 있게 마련이다.

30. 하늘이 무너져도 정의는 세워라.
이 격언은 “정의는 죽지 않는다.”라는 말과 함께 자주 듣는 정의에 대한 격언이다. 하늘이 무너지는 일이야 없겠지만 어떠한 경우에도 정의를 세우라는 말이다. 누구나 젊은 시절에는 정의감에 불탔던 적이 있겠지만, 특히 법을 공부하는 학생은 이 격언을 평생 지녀야 할 신조로 삼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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