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이용 팁, 눈쇼의 임요희 작가가 알려주는 지하철에서 앉아가는 요령

지하철 풍경

보편적으로 글 쓰는 작가들은 일반인에 비해 사물을 보는 눈이 특이하다. 이리보고 저리보고 요모조모를 살펴 남들이 못 보는 부분까지도 잘 체크하는데 우리는 이를 간단히 관찰력이 좋다고 표현하기도 한다.

지난 8월 심각한 단편집 눈쇼를 내놓은 임요희 작가는 기자직도 겸하고 있다. 픽션과 논픽션을 넘나들며 글을 쓰는 글쟁이니까(비하의 뜻이 아님) 관찰력 하나는 울트라 캡 짱 일 것이다.

임요희 작가의 ‘눈쇼’를 읽지 않은 사람은 복이 없는 사람이다. 산삼은 인연이 있는 심마니의 눈에만 보인다고 하는데 경험에 의하면 좋은 책도 그렇다. 좋은 책을 읽을 수 있는 것도 다 복이 있어야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임요희 작가가 오랫동안 지하철을 이용하며 터득했던 ‘지하철에서 앉아가는 요령’, 일명 ‘지하철 이용 팁’을 인연자(因緣者)에게만 공개했다.

생활의 비기(祕記)라서 널리 알려지면 지하철계에 혼란이 생길 것이 자명하다. 해서 공유 등의 방법으로 외부에 유출되는 것을 경계하며 인연이 있는 이들에게만 조심스럽게 공개한 것이었다.

내가 전생에 쌓아둔 덕(德)이 많았던지 임 작가와 작은 인연의 끈이 닿아 그 비기를 볼 수 있었는데 매우 놀라웠다. 이런 놀라운 사실을 공표하지 않은 것은 야매일망정 덕구일보라는 신문사에 몸담고 있는 입장에서 직무유기다. 더욱이 덕구일보는 곧 야매 딱지를 뗄 계획이니까.

비기가 공개되면 혼란이 생긴다. 그리고 이런 내용은 아는 이가 소수일 때 효력이 있다. 그러니 덕구일보 독자들만 내용을 알고 있기를 바란다. 이는 임요희 작가의 뜻이기도 하다.


지하철에서 앉아가는 요령

1. 핸드백 뒤지며 교통카드 찾는 사람 앞에 서지 마라. 절대 안 내린다.
2. 두리번거리며 정차역 확인하는 사람 앞에 서지 마라. 절대 안 내린다.
3. 의자에 엉덩이 반만 걸치고 앉은 사람 앞에 서지 마라. 절대 안 내린다.
4. 가방끈 고쳐 매는 사람 앞에 서지 마라. 절대 안 내린다.
5. 이어폰 귀에서 빼서 가방에 넣는 사람 앞에 서지 마라. 그때부터 눈감고 한 시간이다.

6. 자는 사람 앞에 서라. 후다닥 갑자기 내린다.
7. 책을 보거나 노트북 하는 사람 앞에 서라. 후다닥 갑자기 내린다.

8. 일행으로 보이는 사람 앞에 서라. 대화 중 정차역에 대한 정보가 오갈 수 있다. 정차역이 꽤 남았다면 슬금슬금 이동하라.
9. 통화 중인 사람 앞에 서라. 역시나 정차역에 대한 정보를 흘린다.

10. 역마다 내리는 사람의 특징이 있으므로 알아두면 도움이 된다. 예) 시청역-회사원, 홍대입구- 화장한 청소년, 회현-50대 아주머니, 명동-외국인


임요희 작가가 알려준 ‘지하철에서 앉아가는 요령’은 전체 10가지 항목으로 되어 있다. 1번에서 5번까지는 금방 내리지 않을 사람을 식별하는 요령이고, 6번과 7번은 불시에 내리는 사람의 특징이고, 8번 9번은 내리는 역에 대한 정보수집방법 그리고 마지막 10번은 ‘지하철 이용 팁’이다.

비록 임요희 작가가 자의로 제공한 정보는 아니지만 오랜 세월에 걸쳐 깨우친 생활에 유용한 정보를 알려준 것에 경의를 표한다.

한덕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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