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인배를 찾습니다.

태왕사신기

예전 태왕사신기라는 드라마가 있었습니다. 배용준씨가 주연을 맡은 수목드라마로 2007년에 방영되어서 대단한 인기를 얻었던 작품입니다.

배용준과 최민수라는 걸출한 배우가 열연한 퓨전 사극으로 3년의 시간과 300억여 원의 제작비를 들여 만들었기에 방영 전부터 기대가 컸었고, 개봉되자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대단한 흥행을 일으켰습니다.

첫 회가 20.4%의 시청률을 기록했고, 극을 마칠 때까지 줄곧 30%를 유지했으며, 2007년 ‘올해의 드라마’상을 차지했습니다. 이 드라마는 우리 민족 역사상 가장 광활한 영토를 통치한 왕이었던 광개토태왕의 이야기라 더욱 주목을 받았습니다.

뭔가 우물 안 개구리의 처지를 벗어나 광활한 대륙으로 웅지를 틀고 싶은 욕망을 일으키는 그런 야성을 갖게 하는 드라마였습니다. 그리고 그 야성을 폭발시키는 주인공 담덕의 대사 한 마디 한 마디가 시청자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극중 태왕 담덕과 같은 리더십을 가진 이 나라의 지도자를 갈망하게 만들었습니다.

극 중에 국내성에서 반란이 일어났고, 국내성을 장악한 세력이 고구려의 모든 귀족들을 볼모로 잡고 태왕 담덕과 대치하는 장면이 있습니다.

그들은 태왕 담덕이 소유한 신물과 귀족들을 교환하자는 제안을 합니다. 이 신물은 태왕 담덕이 자신이 하늘이 내린 지도자라는 것을 증명하는 것으로 이것을 얻기 위해 엄청난 시련을 겪어야 했습니다.

그런 신물을 넘겨준다는 것은 태왕 담덕에겐 왕권을 내어준다는 것과도 같은 의미입니다. 결코 쉽게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하지만 태왕 담덕은 그 신물들을 반란군에게 모두 던져 주며 그 신하들을 구해내었습니다. 그런데 왕을 상징하는 신물은 뺏겼는데, 백성들의 신임이 더 커져갔고, 마침내 하늘이 정한 왕이라는 신뢰를 얻게 되어 그의 왕권이 더욱 탄탄하게 됩니다.

기득권을 내려놓으면 마치 모든 것을 잃어버리는 것처럼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하든 이걸 잡으려고 기를 쓰고, 또 이걸 놓지 않으려고 애를 쓰는 사람들은 지도자가 될 자격이 없는 사람들입니다.

이런 사람들이 지도자가 되면 항상 자신의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한 정치를 하려고 국민을 이용하거나 힘들게 합니다. 그런 지도력은 국민들의 가슴을 뜨겁게 하는 감동이 없습니다. 그러니 결코 행복할 수가 없는 것이죠.

우리 사회가 꼭 필요로 하는 지도자는 바로 통 큰 사람입니다. 그런 사람이 얼마나 갈급했는지 ‘대인배’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었습니다. 대인배를 알아주고, 대인배가 대접받는 사회, 또 그런 지도자들을 통해 변화되어지는 우리 사회를 기대해 봅니다.

박동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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