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액재판 제대로 알아보기, 소액재판의 절차와 소송대리 등

민사재판

소송은 정말 어렵습니다. 시간이 많이 걸리고 절차도 복잡하므로 보통 변호사를 선임하여 진행을 합니다. 형사재판의 경우 재판의 원활한 진행과 피의자의 변론권을 보장하기 위하여 국가에서 변호사를 선임해주기도 하는데 이를 국선변호인 제도라고 합니다.

하지만 민사재판에는 국선변호사가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소송의 당사자가 변호사를 선임하여 재판을 진행하게 되는데, 소송가액이 소액일 경우 “배보다 배꼽이 더 커지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물론 소송가액이 배이고 변호사 비용이 배꼽입니다.

그러다 보니 배꼽이 배보다 커지는 상황을 감당할 수 없는 일부 채권자들은 자신의 채권을 포기하는 경우도 있는데, 채무자들 가운데는 그런 허점을 노려 채무를 이행하지 않는 방법으로 부당이득을 취하기도 합니다.

이렇게 소송절차의 복잡성 때문에 재판을 포기하는 것은 상당히 불합리합니다. 특히 서민들에게는 소액이라도 실제로는 소중한 돈일 것이므로 문제는 심각합니다. 만약 소송절차가 간단하고 비용이 적게 들면서 신속하게 끝날 수 있다면 일반 서민의 권리구제에도 큰 보탬이 됩니다.

소액재판은 이러한 시대적 요구에 따라 소액사건에 한하여 다른 사건보다 소송절차를 대폭 간소화하고 신속하게 처리함으로써 누구라도 쉽게 법원을 이용하여 자기권리를 찾도록 특별히 인정된 제도입니다.

1. 소액재판을 이용할 수 있는 경우

소액재판을 할 수 있는 소액사건은 소송가액이 2,000만 원을 넘지 않는 금전 등의 지급을 목적으로 하는 민사사건을 말합니다.

여기서 소송가액이란 재판을 통하여 받고자 하는 경제적 가치를 말하는데, 실제로 자신이 청구하는 금액이 됩니다. 그러니까 2,000만 원을 넘지 않는 임금이나 퇴직금, 공사대금, 대여금, 물품대금 등이 되겠지요.

알아 두어야 할 것은 소액재판은 금전의 지급을 목적으로 하는 경우에만 인정이 된다는 것입니다. 즉, 등기를 넘기라거나 집을 비우라는 사건 등은 소액재판을 이용할 수 없습니다. 소액재판은 절차가 간단하여 자신이 직접 재판을 할 수 있어 비용이 많이 절약됩니다.

실제로 소액재판의 소송비용은 청구금액의 5/1,000에 해당하는 인지대와 송달료, 그리고 증인이 있다면 증인여비가 전부이고, 소송절차도 법원의 사정에 따라 약간씩 틀리지만 2~3개월이면 마무리될 정도로 신속합니다.

보통 법원 주변이나 동네의 법무사 사무소를 통하여 서류를 작성하는 경우가 많은데 여기 덕구일보를 꼬박꼬박 보시는 분이라면 혼자서도 가능할 정도의 내공은 쌓을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2. 소액재판의 절차

① 소장의 작성
소액재판도 민사소송이므로 소장을 법원에 접수시킴으로써 시작되고, 법원의 판결이 선고됨으로써 재판이 종료됩니다. 특별히 소액재판의 경우에는 구술에 의한 소 제기, 즉 소송을 걸고자 하는 사람이 법원에 가서 법원 공무원에게 어떤 내용의 소송을 하겠다는 말을 함으로써 소송을 제기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보통은 소장을 작성하여 법원에 접수시키는 방법으로 재판이 시작됩니다.

② 소장의 제출
작성된 소장은 법원에 한 부, 상대방에게 한 부가 전달되고 자신도 한 부 보관하여야 하므로, 상대방이 한 명이면 세 부를 작성하여 두 부는 법원에 제출하고 한 부는 자신이 보관하면 됩니다.

만약 상대방이 두 명이면 네 부를 작성하여 세 부를 법원에 제출하면 되겠지요. 이렇게 소장을 제출함으로써 소액재판은 시작되는 것입니다.

③ 재판과정
법원은 소장이 접수되면 소장 부본 한 부를 피고에게 보내고, 한 부는 담당 재판부로 보내게 됩니다. 담당 재판부는 날짜를 정해 원고와 피고를 불러 재판을 열게 되는데, 이런 재판 날을 기일이라고 부릅니다.

소액재판을 보다 신속하게 진행하려면 위의 소장을 제출할 때 차용증이나 영수증 등 증거서류를 함께 제출하는 한편 그 내용을 잘 아는 사람을 증인으로 정하여 이름과 주소 그리고 증인에게 물어볼 사항을 미리 써서 내면 됩니다. 그 외는 재판장의 지시에 따라 소송을 진해하면 되는데 그리 어려운 내용들은 없습니다.

3. 소액재판의 소송대리

법무사들이 소액사건에 한하여 ‘소송대리권’을 부여해 달라고 요구를 하고 있지만, 현재 소송당사자의 대리는 변호사 자격을 가져야만 가능합니다.

소액재판도 엄연히 민사소송이므로 서류제출만으로 판결을 받을 수 없고, 법원이 정한 기일에 원고가 출석하여야 절차가 진행됩니다. 법원에서 출석을 요구하였는데도 원고가 2회 이상 출석하지 않으면 법원은 원고가 소액재판을 취하한 것으로 간주하므로 재판을 하려면 다시 소장을 작성하는 등의 불편이 따르게 됩니다.

[참고자료] 송달불능 시 보정하는 방법

그런데 소액재판을 신청한 원고가 직장이나 사업관계로 바쁘거나 건강이 나쁘다거나 하는 사정으로 지정된 기일에 법정에 나갈 수 없는 경우도 있을 수 있고, 원고가 노인이거나 배움이 짧아 법정에 가더라도 재판장의 말을 잘 알아듣지 못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습니다.

배꼽걱정 없이 변호사를 선임한 경우라면 모를까 소액재판에서는 변호사를 선임하는 경우가 드물므로, 소액재판에서는 특별히 일정범위내의 친척에게는 법원의 허가 없이도 당연히 원고 본인의 대리인으로서 법정에 출석하여 재판을 진행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습니다.

즉, 원고 본인의 직계혈족과 형제자매들은 법원의 허락이 없더라도 본인 대신 출석하여 재판을 수행하는 것이 허용됩니다. 따라서 본인이 바쁘거나 기타 사유로 법정에 나가기 어려운 경우에는 신분관계를 증명하는 서류와 본인의 위임장을 가지고 법정에 나가면 되는데, 위임장은 특별한 양식은 필요하지 않고, 대리인에게 그 재판에 관한 권한을 위임한다는 뜻과 원,피고의 도장이 찍혀 있으면 됩니다.

4. 소액재판에서 일부 청구의 제한과 화해

① 일부청구의 제한
소액재판은 누차 말했지만 시간이나 노력, 비용이 절약되는 간편한 절차입니다. 그런데 소액채권자에게 인정되는 이런 소액재판의 편리성을 악용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습니다. 즉, 소액재판의 간편함을 이용하기 위하여 원래 소액사건에 해당하지 않는 청구를 여러 개로 분할하여 여러 개의 소액사건으로 만드는 것 등이 이에 해당합니다.

예를 들어 받을 돈이 삼천 만원인데 이를 천 오백만원씩 두 개로 나누거나 천만 원씩 세 개로 나누어 두 차례 또는 세 차례의 소액재판을 하는 경우입니다.

이런 분할청구를 허용하면 소액채권자를 보호하기 위한 소액재판의 취지에 어긋날 뿐만 아니라, 소액재판을 당하는 피고에게 한 건의 사건으로 여러 차례의 대응을 강요하는 것이 되어 불합리합니다. 이 때문에 소액사건 심판법은 일부청구를 금지하여 소액재판을 할 수 없도록 하고 있습니다.

② 화해권고
소액재판을 하다보면 청구금액보다 소송비용이 더 많이 들어가는 경우도 있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하자보수비 백만 원을 청구하는 소액재판에서 하자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감정비가 이 백만 원 들어가는 경우라면 배꼽이 더 커지는 경우입니다.

이를 때 슬기로운 판사는 원·피고 모두의 이익을 위하여 서로 양보하여 합의하도록 화해를 권고하게 되고, 사건이 너무 복잡해져서 원·피고가 감당하기 힘들게 된 때나, 재판관의 입장에서 볼 때 금액의 청구보다 당사자 사이의 감정싸움이라고 비쳐질 때에도 화해권고를 할 수 있습니다.

판사가 무턱대고 화해를 권고하는 것이 아니라 사건의 전체를 살펴 모두에게 이익이 될 때 화해를 권고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가급적 서로가 무리가 없으면 이를 받아들이는 것이 좋습니다.

5. 마무리

‘권리 위에 잠자는 자는 보호받지 못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독일의 법학자 루돌프 본 예링(Rudolf von Jhering)이 말한 유명한 법언이죠. 정신 똑바로 차리고 살아야겠습니다.

한덕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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