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멸의 영화음악(7) 영화 로미오와 줄리엣OST – What is a Youth / A Time For Us

오늘은 셰익스피어의 작품 가운데 비극적인 사랑이야기를 담은 영화 ‘로미오와 줄리엣’에 관한 이야기를 좀 하려고 한다. 영화이야기라기 보단 영화음악이다. 영화 로미오와 줄리엣에는 What is a Youth이라는 노래가 들어 있는데 이 노래가 불멸이라는 타이틀에 걸맞은 명곡이다.

‘로미오와 줄리엣’ 하니까 생각나서 하는 말인데 셰익스피어의 작품으로 알려진 것들이 정말 셰익스피어가 쓴 작품인가 하는 말들이 많다. 이는 해묵은 논쟁거리의 하나로 고전적인 음모론에 속하는데 뒤에 꼭 다뤄보고 싶은 주제이다. 그 이야기는 뒤에 하기로 하고 다시 로미오와 줄리엣으로.

별이라는 이름을 가진 다방, 즉 별☆다방에서 5대5 미팅이 있었다. 가지고 있던 소지품을 맞추는 방법으로 대충 파트너를 정하고 각각 다른 좌석으로 찢어져 오붓한 시간을 보내는데.

“어떤 책을 좋아하세요?”
“아, 예 전 셰익스피어를 좋아합니다.”
“그럼 로미오와 줄리엣은 읽었겠네요?”
“로미오는 읽었는데 줄리엣은 아직…”
“??”

난 안 놀아봐서 잘 모르지만 20세기에는 연인들이 이렇게들 놀았다고 한다. 그렇게 시시껄렁한 농담 따먹기를 하면서 놀았다고 하는데 요즘 이런 말을 유머랍시고 천진하게 구사하면 펭귄 몇 마리가 머리위로 왔다 갔다 한다. 그러니 ‘로미오는 읽었지만 줄리엣은 미처 못 읽었다’는 식의 농담은 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

말이 나온 김에 로미오와 줄리엣을 읽지 않았거나 둘 중 하나만 읽은 사람을 위해 잠시 스토리를 소개하면 이렇다.

이탈리아 베로나에 몬타규 가문과 카풀렛 가문이 있었는데 이 두 가문은 서로 사이가 좋지 않았다. 그냥 사이가 안 좋은 것이 아니라 무척 안 좋았다. 흡사 엘프와 드워프처럼 만나기만 하면 으르렁거리고 싸우는지라 그곳 영주의 머리가 늘 아팠다고 한다.

이들 가문에 애물덩어리가 하나씩 있었으니 몬타규 가의 아들 로미오와 카풀렛 가의 딸 줄리엣이다. 이들이 애물덩어리인 까닭은 부모가 사귀지 말라고 하는 사람과 사랑에 빠졌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부모의 속을 썩이는 자식은 애물덩어리다.

하여간 로미오와 줄리엣은 어쩌다 만나 서로 사랑에 빠졌는데 주변 상황으로 보아 둘의 사랑이 이뤄질 가능성이라고는 전혀 없는 고로 이들은 끝내 죽음을 선택하여 부모의 가슴에 못을 박는다.

‘자식을 이기는 부모 없다’는 한국 속담만 알았더라도 막았을 비극이지만 자식들이 죽고서야 이들 두 가문은 화해를 한다는 내용이다. 이제 어디 가서 로미오와 줄리엣 둘 다 읽었다고 해도 된다.

‘로미오와 줄리엣’ 스토리는 연극, 오페라, 뮤지컬, 영화 등으로 제작되어 널리 알려진 내용이다. 비극적인 사랑의 대명사와 같은 작품이 로미오와 줄리엣인데 영화로는 몇 번이나 제작되었다.

1968년 처음 만들어진 ‘로미오와 줄리엣’에서 What is a Youth가 나오는 장면은 이 영화의 하이라이트다. 이 곡은 뒤에 가사가 바뀌어 A Time For Us라는 제목으로도 나왔는데 이 노래가 더 많이 알려지고 사랑도 더 많이 받았다. 많이 들었던 노래지만 다시 귀를 쫑긋 세우고 들어보니 What is a Youth는 작품성이 느껴지고 A Time For Us는 대중성이 느껴진다.

마음이 삭막하다면 What is a Youth를 듣는 것이 좋고,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면 A Time For Us를 감상하는 것이 더 좋을 것 같다.

아는 사람은 다 알지만 이 영화에 줄리엣 역으로 등장했던 올리비아 핫세는 참 예쁘다. 그러다 보니 조미료의 대명사가 미원이고 승합차의 대명사가 봉고이듯 올리비아 핫세라는 이름은 미녀의 대명사처럼 사용되었다. 미남은 당근 아랑드롱이다. 그러니까 올리비아 핫세 닮았다는 말은 예쁘다는 뜻이고, 아랑드롱 닮았다는 말은 미남이라는 뜻이 되는 거다.

요새 봄바람이 산들산들 불어오니 마음이 싱숭생숭하다. “이게 사는 건가?”하는 생각도 들고, 운명의 지침을 돌려놓았다는 ‘날카로운 첫 키스의 추억’까지는 아니더라도 마음이 좀 그럴 때 “로미오는 읽었지만 줄리엣은 바빠서 읽지 못했습니다”하고 너스레를 떨 수 있는 친구가 있음 얼마나 좋을까 생각이 든다.

그러나 작금의 국제정세로 보거나 한반도 상황으로 보거나 호주머니 사정으로 보거나 현재의 상황이 급박하게 바뀔 가능성은 없어 보이니 오호통재라!

며칠 전에는 비가 내려서 마음이 그렇더니 오늘은 해가 쨍해서 마음이 그렇다. 마음이 그럴 때는 날씨가 어떻더라도 그렇다. 이나저나 어차피 용빼는 재주 없으니 노래로 이 울분을 풀어야겠다. 유튜브가 없었으면 어떻게 살았을까 싶다.

한덕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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