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현숙 시인의 사랑앓이(10) 길

길

처음부터 정해져 있었네
내가 가야 할 길
종착지를 몰라 헤매일 때도
목적지만은 알고 있었네

길 없는 길을 지나
길 아닌 길을 걸어간다 하여도
내가 가야 할 길

어디로 가야 할지
어떻게 가야 할지
정해진 것은 없었지만
목적지만은 처음부터 알고 있었네

내가 가야만 하는 길
그 끝에 그대가 있음을
믿어 의심치 않았네
처음부터

허현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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