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현숙 시인의 사랑앓이(18) 시월

단풍

시월

그토록 그리워 기다렸으면서도
막상 그대 오시니 덤덤하네요
고개 숙여 인사 전해보지만
떨어지는 눈물 가리지도 못하면서
젖은 발걸음 무거워 달려가지도 못하잖아요

그러니 그대 오시려면
햇빛 짱짱한 날에 눈부신 햇살로 오세요
당당히 그대 마중 나가
반가운 눈물 뽀송뽀송 말려가며
가볍게 가볍게 그대 향해 달려가 안길래요

시월의 어느 날 비에 젖은 눈물로 오시진 말아요
젖은 낙엽에 축축한 발걸음은 너무 무겁잖아요

시월이잖아요
시월이랍니다

허현숙
Copyright 덕구일보 All rights reserved.
덕구일보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의 보호를 받습니다. 출처를 밝히고 링크하는 조건으로 기사의 일부를 이용할 수 있으나, 무단전재 및 각색 후 (재)배포는 금합니다. 아래 공유버튼을 이용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