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현숙 시인의 사랑앓이(4) 사랑의 색

사랑의 색

사랑의 색

사랑에도 색이 있다면
그대와의 사랑
노란색이었으면 해
순백의 투명함으로 다가와
노란 프리지아 향기 품고
세월이 흘러
은행잎처럼 책갈피에 끼워두고
어느 날 문득 발견하는
추억 속 반가움이었으면 해

사랑에도 색이 있다면
그대와의 사랑
붉은색이었으면 해
분홍의 설렘으로 다가와
붉은 정열을 불태우며
세월이 흘러
익어가는 와인의 맛처럼
오래되어 혀끝에 감기는
숙성된 향으로 퍼졌으면 해

사랑에도 색이 있다면
그대와의 사랑
초록색이었으면 해
연두의 싱그러움으로 다가와
초록의 잎새 키워가며
세월이 흘러
겨울에도 색을 잃지 않는 소나무처럼
추위에도 굴하지 않는 믿음으로
생명력 잃지 않았으면 해

사랑에도 색이 있다면
먼 훗날 빛바랜 기억만이 남는다 하여도
어둠의 끝자락에서
빛나는 별처럼 전설이 되었으면 해

허현숙
Copyright 덕구일보 All rights reserved.
덕구일보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의 보호를 받습니다. 출처를 밝히고 링크하는 조건으로 기사의 일부를 이용할 수 있으나, 무단전재 및 각색 후 (재)배포는 금합니다. 아래 공유버튼을 이용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