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예훼손죄 성립요건과 모욕죄 성립요건

명예훼손죄와 모욕죄

혹시 곰탕과 설렁탕의 차이를 아시나요? ‘푹 고은 것이 곰탕이고 설렁설렁 만든 것이 설렁탕이다’라고 생각하는 것은 아니겠지요? 곰탕은 뼈를 우려낸 것이고, 설렁탕은 고기를 삶은 탕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혹시 파리와 포리의 차이점은 아시는지요? 같은 곤충이라고요? 천만에요. 앞발을 비비는 놈이 파리, 뒷발을 비비는 놈이 포리랍니다.

서두에 이렇게 잡설을 늘어놓은 이유는 앞으로 몇 번에 걸쳐 연재하게 될 헷갈리기 쉬운 비슷한 말들을 뽑아내기 위함입니다. 먼저 상식적으로 알아둬야 할 것들을 먼저 생각해봤는데 아무래도 법과 관련된 것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사회 있는 곳에 법이 있다.’는 유명한 법언처럼 우리들이 살아가면서 법의 테두리에서 벗어날 수는 없으니까요.

그럼 시작합니다. 첫 번째로 준비한 용어는 명예훼손죄와 모욕죄의 차이입니다. 좀 더 정확히 표현하면 ‘명예훼손죄 성립요건’과 ‘모욕죄 성립요건’ 이렇게 두 범죄의 성립요건을 살펴보는 겁니다. 명예훼손죄와 모욕죄, 비슷하지 않은가요? 정확히 구분하기란 법을 공부한 사람이 아니고선 힘든 것이 사실입니다.

비슷한 행위를 하였더라도 법은 엄격히 구분되어 적용됩니다. 일상에서 자주 접하게 되는 명예훼손과 모욕의 경우에도 마찬가집니다. 명예훼손죄와 모욕죄는 어떻게 다를까요? 비슷한 행위로 인해 발생한 범죄이지만 그 처벌에는 큰 차이가 있는데 명예훼손죄의 경우가 모욕죄에 비해 그 처벌이 훨씬 무겁습니다.

“공연히 구체적인 사실이나 허위의 사실을 적시하여 사람의 명예를 훼손하는 범죄가 명예훼손죄이고, 공연하게 사람을 모욕함으로써 성립하는 범죄가 모욕죄입니다.”

짧은 문장으로 정의를 했는데 이해가 되는지요? 명예훼손죄와 모욕죄 모두 ‘공연성’을 요건으로 한다는 점에서는 같은 범죄로도 보입니다. 차이점은 ‘사실의 적시’가 되겠군요. 사실의 적시가 있으면 명예훼손죄, 없으면 모욕죄.

두 범죄 모두 ‘공연’이라는 말이 나오는데 여기에서 ‘공연히’나 ‘공연하게’라는 표현은 ‘아무 까닭이나 실속이 없게’라는 국어사전에 나오는 뜻과는 달리, ‘불특정 또는 다수인이 알 수 있는 상태’를 말합니다. “가왕 조용필이 올림픽 공원에서 공연하다”라고 할 때의 공연을 연상하면 이해하기 쉽겠군요. 그럼 본격적으로 명예훼손죄와 모욕죄의 차이에 대해서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명예훼손죄 성립요건

위에서 설명한 공연성에 타인의 사회적 가치나 평가를 떨어뜨리는 ‘사실의 적시’가 더해지면 명예훼손죄가 성립합니다. 그러니까 공연성에 사실의 적시가 더해지면 명예훼손죄가 성립하는 것입니다. 그렇지만 유의해야할 점이 있습니다. 대법원은 ‘사실의 적시가 구체성을 띠고 있어야 한다.’라고 판단하고 있으니까요.

명예훼손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공연성에 사실의 적시가 있어야 하고, 적시된 사실은 이로써 특정인의 사회적 가치 내지는 평가가 침해될 가능성이 있을 정도로 구체성을 띠어야 합니다.

비록 허위의 사실을 적시하였더라도 그 허위의 사실이 특정인의 사회적 가치 내지 평가를 침해할 수 있는 내용이 아니라면 명예훼손죄는 성립하지 않는다는 대법원의 판례도 있습니다(대법원, 2009도6687).

명예훼손죄는 2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해당하는 처벌을 받습니다. 이는 사실을 적시하였을 경우에 해당되는 처벌이고, 허위의 사실로 명예를 훼손하였을 경우에는 징역 5년 또는 벌금 1000만원으로 보다 중한 처벌을 받게 됩니다.

사이버 명예훼손죄 성립요건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사실의 적시가 오프라인이 아니라 인터넷과 같은 정보통신망에서 이루어졌다면 ‘사이버 명예훼손죄’가 되어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에 의하여 처벌을 받게 됩니다.

‘사이버 명예훼손죄’는 3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2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해당되어 일반 명예훼손죄보다 중한 처벌을 받게 되는데, 만약 허위의 사실로 명예를 훼손한 경우라면 징역 7년이나 벌금 5000만원으로 그 형량이 훨씬 많아집니다.

간혹 “진실을 말했는데 무슨 죄가 되느냐?”고 반문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는 명예훼손죄를 잘못 알고서 하는 말입니다. 진실여부와 상관없이 명예훼손죄는 성립합니다. 다만 진실한 사실이라면 허위의 사실을 적시한 경우보다 그 처벌수위가 낮을 뿐입니다.

모욕죄 성립요건

‘깔보고 욕되게 하다’라는 뜻을 가진 모욕에 대한 판례의 해석은 ‘사실을 적시하지 아니하고 사람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만한 추상적 판단이나 경멸적 감정을 표현한 것’이라고 되어 있습니다(대법원, 2008도8917).

모욕죄는 1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2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해당됩니다. 명예훼손의 경우라면 온·오프라인을 구분하여 명예훼손죄 혹은 사이버명예훼손죄로 처벌을 하게 되지만, 모욕의 경우는 모욕죄만 있을 뿐 사이버모욕죄는 없습니다.

그러므로 온라인상에서 발생한 모욕의 경우는 따로 법이 만들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형법의 모욕죄로 처벌을 하게 됩니다. 명예훼손죄와 모욕죄를 딱 잘라 구분하기는 쉽지 않지만 위에서 살펴본 대로 구체적 사실의 적시가 있느냐 없느냐의 차이로 판단할 수 있습니다.

찬찬히 읽어보셨다면 명예훼손과 모욕의 차이는 어렵지 않게 구분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또 다른 점은 참고로 명예훼손죄는 반의사불벌죄¹ 이고, 모욕죄는 친고죄²라는 점입니다.

김경수 변호사님께서 사례를 들어 설명한 ‘명예훼손죄? 모욕죄?’를 참고하시면 더욱 도움이 되실 겁니다. 이 글은 ‘네이놈’ 혹은 ‘네이년’으로 불리는 국내 인터넷 제왕에게 잘 봐달라는 뜻으로 상납하는 글로써 오래전 작성하여 방출한 글을 약간 수정한 것입니다.

앗~ 서두에 파리와 포리 차이점 말입니다. 그거 장난인데 진짜로 받아들인 것은 아니겠지요? 파리와 포리는 그저 표준어냐 사투리냐의 차이일 뿐이랍니다. 죄송합니다. 썰렁 유머였습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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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_반의사불벌죄: 피해자가 가해자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표시하면 처벌할 수 없는 범죄. 달리 해제조건부범죄라고도 합니다.

2_친고죄: 범죄의 피해자나 그 가족 등 법률이 정한 자의 고소나 고발이 있어야 공소를 할 수 있는 범죄.

한덕구

덕구일보 주간.
제가 바담 풍하더라도 바람 풍으로 알아묵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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