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랜드 펜윅 시리즈(2) 약소국 그랜드 펜윅의 월스트리트 공략기

약소국 그랜드펜윅의 월스트리트 공략기

오늘은 전편 약소국 그랜드 펜윅의 뉴욕 침공기에 이은 제2탄 「약소국 그랜드 펜윅의 월스트리트 공략기」이다. 먼저 알아야할 것은 그랜드 펜윅 시리즈는 작품이 출간된 순서와 우리나라에 소개된 순서가 다르다는 점이다.

원래 ‘그랜드 펜윅 시리즈’는 총4부작으로 ‘뉴욕침공기’, ‘달나라 정복기’, ‘월스트리트 공략기’, ‘석유시장 쟁탈기’ 순으로 출간되었는데, 우리나라에는 3부에 해당하는 ‘월스트리트 공략기’가 ‘달나라 정복기’보다 먼저 소개되었다.

이는 「뉴욕침공기」에서 미국과의 전쟁 결과로 설립된 ‘껌공장’에서 나온 막대한 로열티로 인해서 그랜드 펜윅의 경제가 위기에 처한다는 것이 「월스트리트 공략기」의 주요 내용이므로 1부와 3부의 연속성을 고려하여 국내에서는 순서가 바꾸었는데 이는 현명한 판단으로 생각된다.

재미로만 보면 그랜드 펜윅 시리즈 모두 괜찮지만, 배움이 가미된다면 「월스트리트 공략기」가 으뜸이다. ‘경제원리’를 이토록 쉽고 재미나게 설명할 수도 있구나 하는 생각을 책을 읽는 내내 하였는데, 경제공부를 시작하는 어린 자녀가 있다면 이 책 강추다. 딱딱한 경제학개론보다 백배는 낫다.

인플레이션을 우려하여 돈을 모두 써 없애버리는 임무를 맡은 글로리아나 대공녀. 그녀는 돈을 잃을 목적으로 시작한 주식시장에서 잃기는커녕 막대한 돈을 벌게 되자 멘붕에 빠진다. 그러다가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자 그녀는 자기가 우연한 행운의 희생자가 되었을 뿐이라고 생각하기로 한다.

책에서는 어느 분야에서건 처음 시작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겪게 되는 ‘초보자의 행운’으로 묘사하고 있다. 초보자의 행운이라는 말은 파울로 코엘료의 「연금술사」에 나온 대사 “무언가를 찾아나서는 도전은 언제나 초심자의 행운으로 시작된다.”라는 말을 생각나게 했다.

‘초심자의 행운’이란 생활하다보면 흔히 겪게 되는 현상인데 절묘하게 포착하여 써먹었다.  초심자의 행운은 누구나 누려봤을 것이다. 내가 볼링을 처음 배웠을 때 다섯 번 연속 스트라이크를 친 적이 있었다. 그땐 내가 볼링천재인 줄 알았다.

특히 주식이나 고스톱, 카드게임 등에서 초심자의 행운이 맹위를 떨치는데, 주식의 경우는 모르겠으나 도박성 게임에서는 고수들이 하수를 도박판으로 끌어들이기 위해서 ‘초심자의 행운’ 징크스를 이용하는 경우도 많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기회가 된다면 그랜드 펜윅 시리즈 모두를 읽어보기를 권하지만 사정이 여의치 않아 하나만 읽어야 한다면, 돈 버는 방법에 관심이 있으면 ‘뉴욕 침공기’를, 돈 쓰는 방법을 알고 싶다면 ‘월스트리트 공략기’를 읽어 보기를 바란다. 기상천외한 방법으로 돈을 벌고, 쓸 수 있는 방법을 배울 수 있을 것이다.

한덕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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