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토의 효능? 토마토가 빨갛게 익으면 의사 얼굴이 파랗게 된다.

토마토의 효능
토마토와 토마토의 효능을 설명한 「생로병사의 비밀」 목차.

우연찮게 서점에서 KBS ‘생로병사의 비밀’¹을 책으로 엮은 것을 보게 되었다. 호기심에서 잠시 살펴보니 모든 내용이 알아두어야 할 정도로 귀한 정보들이다. 그러나 워낙 많은 내용이 수록되어 있어 모두 머릿속에 넣기도 힘들뿐더러 실천하기는 더욱 힘들게 느껴졌다.

기억에 남는 것은, 태극 일장… 이 아니고 일부 일장에 나온 토마토를 먹어라 하는 내용과 설탕과 소금은 좋지 않다는 내용뿐이다. “달콤함이 부르는 파멸 설탕”이나 “소리 없는 살인자, 백색의 유혹 소금”과 같은 섬뜩한 문구에 비해, 토마토에는 ‘이것은 꼭 먹자’라는 주제아래 “황금의 사과 토마토”라는 예쁜 문구가 붙어 있어 꼭 읽어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더군다나 일부 일장의 내용이니 가장 중요하다는 뜻임에 분명하다.

그래서 읽었고, 그 결과 기회가 되는대로 토마토는 틈틈이 먹어줘야겠다는 생각을 가질 수 있었다. ‘생로병사의 비밀’과 함께 ‘의심 많은 교양인을 위한 상식의 반전 101’² 등의 책과 인터넷 여기저기 다니며 알게 된 토마토에 대한 정보들을 덕구일보 독자들과 공유하게 되어 기쁘게 생각한다.

토마토의 유래

토마토라는 이름은 모두가 알지만 ‘일년감’이라는 이름을 아는 사람은 드물다. 일년감은 국어사전에 등재된 토마토의 한글이름이다. ‘일 년을 사는 감’이라는 뜻이다. 옛 문헌에는 한자이름 ‘일년시(一年枾)’라고 나온다.

토마토는 우리나라에 소개된 역사가 꽤 길다. 조선시대 유학자 이수광은 ‘지봉유설(芝峰類說)’³에서 토마토를 감 ‘시(枾)’ 자를 써서 ‘남만시(南蠻枾)’라고 소개했다. ‘남쪽 오랑캐 땅에서 온 감’이라는 뜻이다. 지봉유설이 나온 건 1614년이니 그전에 이미 토마토가 우리나라에 들어왔음을 알 수 있다.

토마토는 원래 남미 페루의 안데스 산맥에서 태어났다고 추정되는데, 토마토라는 이름은 멕시코의 말, ‘토마틀(to matl)’에서 나왔다고 한다. ‘속이 꽉 찬 과일(plump fruit)’이라는 뜻이다.

토마토의 효능

토마토는 보양식으로 딱 좋다. 전문가들은 “영양 과잉 시대에 이상적인 보양식으로 토마토가 제격”이라고 말한다. 서양 속담에 “토마토가 빨갛게 익어갈수록 의사 얼굴은 파랗게 변한다(The doctor will be blue when tomato is red.)”라는 말이 있다. 토마토를 먹으면 병원에 갈 일이 없을 만큼 건강하다는 얘기다.

하버드의대에서는 전립선암을 예방하는 음식 4가지 중 3가지가 토마토 요리임을 발표하였고, 미국 타임즈가 선정한 10대 슈퍼푸드 중의 하나로 선정될 만큼 토마토는 건강식품으로 인정받고 있다. 어떤 성분들이 토마토를 이렇게 최고의 건강식품으로 등극시켰을까? 토마토는 우리 건강에 어떻게 좋을까? 토마토의 효능을 살펴보자.

토마토는 특히 남성에게 좋다. 17세기 영국에서 청교도 혁명 후 집권한 크롬웰 정부가 “토마토에 독이 들었다”는 소문을 퍼뜨렸을 정도다. 사람들이 토마토를 정력제로 생각해 너무 많이 먹었기 때문이다. 쾌락을 금기시하는 청교도들이 ‘도덕 사회’를 유지하기 위해 일부러 거짓말을 퍼뜨렸던 것이다.

어쨌든 소문의 진위 여부를 떠나 토마토에는 힘을 내는 데 필요한 비타민과 철분이 풍부하게 들어 있다. 최근 영국에서 토마토 수프를 매일 먹은 남성들의 경우 정액 속 라이코펜(lycopene) 수치가 증가해 활동력이 왕성한 ‘슈퍼 정자’가 됐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돼 주목을 끌기도 했다.

토마토는 ‘만병통치 자연식품’이라고 불릴 만큼 다이어트와 건강식품으로 으뜸이다. 다양한 비타민과 무기질이 다량으로 함유돼 있다. 특히 무기질 중에서 함량이 높은 칼륨은 혈압을 낮추는 데 매우 효과적이다. 열량이 적고 식이섬유소가 풍부한 것도 토마토의 장점이다.

토마토의 빨간색을 내는 라이코펜은 강력한 항암 효과를 지니고 있다. 활성산소를 억제해 암과 노화를 막아준다. 빨간색이 짙을수록 몸에 좋은 라이코펜 성분이 증가한다. 라이코펜은 열에 강하고 지용성이라 데치거나 기름에 볶아 먹으면 체내 흡수율이 2~3배 높아진다.

미국에서는 채소 한국에서는 과일

미국에서는 토마토가 세금문제 때문에 과일이냐 채소냐 하는 법정시비가 있었고, 1893년 미국 연방대법원은 토마토를 채소로 결론 냈다. 토마토를 디저트로 먹지 않고 요리에 사용하는 점을 근거로 삼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상황이 다르다. 과일로 착각하기 쉽다. 토마토를 요리로 활용하기보다는 디저트로 먹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토마토는 과일일까 채소일까?

식물학에서는 토마토를 과일로 분류한다. ‘씨를 가진 자방(子房)이 성숙한 것’이라는 과일의 정의에 맞아떨어지기 때문이다. 원예학적인 분류법에서는 얘기가 180도 달라진다. 원예학에서 토마토는 분명히 채소다. 식품학에서는 당분 함량이 보통 과일의 3분의 1에서 2분의 1 수준이어서 채소에 더 가깝다고 본다.

필자는 무식한 편이라 한해살이는 채소, 다년 살이는 과일로 구분하거나, 땅에서 나는 것은 채소, 나무에서 나는 것은 과일로만 알고 있었다.

건강에는 토마토가 최고

건강을 위해서는 채소와 과일을 많이 먹는 것이 좋다. 그러나 과일의 경우 당 성분 때문에 너무 많이 먹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도 한다. 그렇지만 토마토의 경우 당 걱정이 필요 없다. 장수식품을 넘어 암과 성인병을 예방하는 제3의 식품으로 떠오른 토마토. 늙지 않고 오래도록 건강하려면 토마토를 먹는 것이 좋다. 의사들은 싫어하겠지만.


1. 생로병사의 비밀 : KBS 건강 다큐멘터리 ‘생로병사의 비밀’ 중에서 반신욕 등 시청자들의 반응이 뜨거웠던 주제들만을 모아 홍혜걸 의학전문기자가 엮은 책.

2. 의심 많은 교양인을 위한 상식의 반전 101 : 20년 이상 일간지 조사기자로, ‘정보 콜렉터’를 자처하는 저자 김규회가 재미있고 유익한 101가지의 상식의 반전을 모아 엮어낸 책이다.

3. 지봉유설 : 20권 10책으로 구성된 백과사전. 조선 중기 실학의 선구자 지봉(芝峰) 이수광이 세 차례에 걸친 중국 사신에서 얻은 견문을 토대로 1614년(광해군6)에 간행하였다. 목판본.

한덕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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