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에는 발암물질이 어마어마해

커피

나는 커피애호가 혹은 커피중독자이다. 커피에 설탕을 타서 마시는 고전주의자인데 그러다보니 건강에 대한 염려가 없잖다. 설탕이 건강에 좋지 않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알고 있었으니까. 그러던 차 ‘커피를 많이 마시면 수명이 길어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을 때 쾌재를 불렀다.

커피가 수명연장에 도움이 된다니 이 얼마나 힘이 되는 말인가! 그날은 너무 기쁜 나머지 커피를 연속으로 들이켰다. 그러나 좋지 않은 뉴스를 발견했다. 2018년 3월 30일자 CNN에서 보도한 Coffee may come with a cancer warning label in California라는 기사인데, 커피에 암 경고 라벨을 붙일 수 있다는 내용이다.

담배 케이스에 새겨진 “심장질환의 원인 흡연! 그래도 피우시겠습니까?”라는 경고문처럼 커피나 커피를 파는 상점에 “커피에는 암을 유발하는 아크릴아마이드가 다량 함유되어 있습니다.” 혹은 “커피에는 발암물질이 어마어마해”와 같은 라벨을 붙일 수 있다는 내용인데, 정말 커피 맛 떨어지는 뉴스이다.

비영리 교육 및 유해 연구위원회가 2010년 로스앤젤레스 고등법원에 스타벅스나 일레븐 등 커피를 제조하거나 판매하는 회사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법원은 8년 만에 최종결정을 내리기 전인 예비결정에서 “커피회사는 커피에 암 경고 라벨을 붙이라”고 한 것이다. 이는 확정판결은 아니지만 유의미한 결정이라고 할 수 있다.

사실 커피는 건강에 유익하다 유해하다 설왕설래가 많은 식품이다. 이번 CNN기사에서도 커피가 조기사망 위험을 낮춘다는 연구결과를 소개하고 있다. 심장질환, 다발성 경화증, 2형 당뇨병, 알츠하이머, 전립선암과 같은 일부 암 등의 발생을 줄여준다는 내용이다. 좋구나~

그러나 세계보건기구(WHO)의 연구기관인 한 국제암연구소에  따르면 이번 라벨부착 결정에 영향을 미친 아크릴아마이드(acrylamide)와 상관없이 뜨거운 음료를 마시는 자체가 식도에 화상을 유발하고 나아가 암을 발생시킬 가능성이 있음을 발견했다는 소식도 함께 전하고 있다. 이런 Jimi.

이번 법원의 결정이 내려지게 된 주된 원인은 아크릴아마이드이다. 캘리포니아는 1990년 1월에 발암물질 목록에 아크릴아마이드를 첨가한 바 있다. 사실 아크릴아마이드는 커피뿐만 아니라 크래커, 빵, 쿠키 등 구운 음식에 들어있는 성분으로 담배연기에도 다량 함유되어 있다.

미국의 국립 암연구소(National Cancer Institute)에 따르면, 사람들은 음식보다 담배연기에서 아크릴아마이드를 더 많이 섭취한다고 한다. 그러니까 담배가 더 나쁘다.

문제는 이 문제의 아크릴아마이드가 커피에도 제법 함유되어 있어 미국의 캘리포니아 고등법원이 그러한 결정을 내리게 되었다고 한다.

아무리 커피를 좋아해도 암은 무서우니 조심해야 할 텐데 이제 뭘 마시면서 시름을 달래야 하나? 삼지구엽초나 야관문으로 차를 만들어 마시야 될까? 아니면 모두 팔자소관으로 돌리고 살아온 대로 커피를 벌컥벌컥 마실까.

웃기는 것은 이 기사가 있는 건강섹션의 4월 12일자 커피 관련 기사에서 “2만 여명을 대상으로 실험을 한 결과 매일 커피를 4잔 이상 마신 사람들은 커피를 거의 마시지 않는 사람에 비해 조기 사망비율이 64% 낮았다”고 떡 하니 적어 놓았다는 거다.  이 사람들이 비도 오는데 사람을 놀리나. 이래저래 생각이 많은 하루다.

한덕구
Copyright 덕구일보 All rights reserved.
덕구일보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의 보호를 받습니다. 출처를 밝히고 링크하는 조건으로 기사의 일부를 이용할 수 있으나, 무단전재 및 각색 후 (재)배포는 금합니다. 아래 공유버튼을 이용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