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드스케이팅 여자 팀추월 김보름과 빙상계의 볼드모트 전명규··· 진심 화난다

빙상계의 볼드모트 전명규
빙상연맹 파벌의 중심 전명규 한체대 교수 겸 빙상연맹 부회장.

혹자는 대한민국 빙상연맹을 빙신연맹이라고 부른다. 하는 짓마다 빙신 짓이라 빙신연맹이라고 부르는데, 그 빙상연맹이 이번에 제대로 빙신 짓을 했다. 이번엔 평창동계올림픽에 참가중인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팀추월의 노선영 선수 ‘왕따설’에 대한 해명(변명)을 하려고 열었던 기자회견 때문이다.

빙상연맹은 여자 팀추월에 참가했던 김보름과 박지우가 어이없는 경기를 해서 국민들이 분노하자 화들짝 놀라서 20일 기자회견을 자청했다. 그런데 정작 참석해야할 노선영은 빠지고 논란의 주범 김보름과 백철기 감독만 참석해서 이상한 변명과 거짓말만 늘어놨다가 바로 거짓말로 뽀록나버렸다.

사건의 전체적인 개요를 알아보기 위해 시계를 19일 오후로 돌려 강릉 올림픽파크로 가보자. 그 시간 그곳에서는 ‘2018 평창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팀추월 준준결선 1조 대한민국-네덜란드의 경기가 열리고 있었다.

팀추월은 400m 트랙을 여자는 6바퀴 남자는 8바퀴를 돌아 가장 나중에 들어오는 선수의 기록으로 순위를 정하는 팀 경기이다. 당연히 팀워크가 중요한 경기다. 세선수가 번갈아 가며 앞에서 끌어주고 뒤에서 밀어주며 달려야한다.

그런데 한국팀은 끌어주고 밀어주는 과정 없이 김보름(26세)과 박지우(21세)는 같은 팀인 노선영(30세)을 추월하여 먼저 들어오고 말았다. 물론 노선영은 뒤늦게 결승선을 통과했다.

김보름 인터뷰
인터뷰에 응하고 있는 김보름 선수

경기 후 김보름이 모든 책임을 노선영에게 덮어씌우는듯한 인터뷰를 해서 논란이 불거졌다. 김보름은 인터뷰에서 밝은 표정으로 “우리(김보름, 박지우)는 14초대인데, 뒤(노선영)에서 16초대여서 그렇게 되었다”면서 즐거워(?)한 것이다.

김보름의 이 인터뷰가 문제가 되자 빙상연맹이 부랴부랴 기자회견을 자청한 것인데 이것이 또 논란을 낳았다. 백철기 감독은 ①팀 분위기는 좋고, ②노선영 선수가 마지막에 들어오겠다고 자청해서 마지못해 허락했으며, ③기자회견장에 노선영 선수가 나오지 못한 것은 감기몸살 때문이라고 했다. 그런데 모두가 ‘꽁’임이 SBS의 노선영 선수 인터뷰를 통해 드러났다.

노선영 카톡
노선영이 지난 20일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 ‘왕따 주행’ 논란 기자회견에서 차량 출발 17분 전에 백철기 감독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 그러나 이날 오후 노선영은 동료와 함께 선수촌 밖으로 외출한 모습이 포착됐다.

※백철기 감독의 기자회견 내용 중 노선영이 기자회견에 참석하지 못한 것은 감기몸살 때문이라고 했었던 내용은 노선영이 백 감독에게 보냈던 문자 메시지가 공개되면서 거짓이 아니었던 것이 밝혀졌다.

알다시피 노선영은 빙산연맹의 행정착오로 인해 평창올림픽 참가가 불가능했다. 뒤늦게 러시아선수가 제외되면서 어렵사리 참가하게 되었는데, 그마저도 빙산연맹이 그나마 잘하는 ‘파벌 챙기기’ 때문에 함께 훈련을 못하고 따로 훈련해야했던 선수였다. 팀 경기에 출전하는 선수가 팀원과 함께 훈련 못한다는 것이 해괴하다.

아마 빙상연맹의 행정착오로 올림픽 출전이 불투명했던 노선영이 올림픽 전에 김보름과 관련해 별도의 훈련 내용을 폭로한 것이 왕따의 계기가 되지 않았나 싶다. 그 때문에 얼굴 거슬린 빙상연맹과 김보름이 앙갚음을 하려고 왕따를 시킨 것 같은데, 어디까지나 추측이니 그쯤하고, 그들이 지들끼리만 훈련한 것은 메달을 많이 수확하기 위한 빙상연맹의 심오한 심계 때문이라고 치자, 그런데 누가 봐도 뻔히 왕따를 하는 모습이 보이는데도 아니라고 잡아떼면 정말 곤란하다.

노선영 선수와 밥데용 코치
울고 있는 노선영 선수를 위로하고 있는 밥데용 코치

결승선을 통과한 후 노선영이 울고 있을 때 그를 달래준 사람은 외국인 코치였던 밥데용(Bob Johannes Carolus de Jong) 뿐이었는데, 밥데용 코치는 경기 후 여자 팀추월과 관련해 의미심장한 트윗을 남기기도 했다.

“불행히도 놀랍지 않다··· ”

김보름과 박지우의 국가대표 자격박탈을 요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40만을 넘어 50만 건에 육박하고 있다. 그런데도 빙상연맹인지 빙신연맹인지는 사태를 나서서 수습할 생각은 하지 않고 이번에도 숨어서 뭔가 묘수를 내보려고 하는 것 같다.

예전엔 파벌이 ‘한체대vs비한체대’ 구도였지만 요즘은 빙상연맹 부회장인 전명규 한체대 교수를 기준으로 ‘전명규파vs비전명규파’로 나뉘어져 있다고 한다. 그러게 안현수 사태로 물러났을 때 그대로 있지 무슨 영화를 보자고 복귀해서 여럿을 피곤하게 하는지 모르겠다. 괜히 빙상계의 볼드모트로 불리는 건 아니겠지. 전 교수는 이래저래 속 시끄럽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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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따 주행’ 논란의 중심에 있던 노선영은 올림픽 뒤 해명하겠다고 말했으나,  올림픽이 끝나고나서 ‘할 말이 없다’라고 말을 바꿨는데, 갑자기 ‘김어준의 블랙하우스’에 출현하여 녹화를 했다는 뉴스가 전해졌다. 프로그램 제작진은 “노 선수의 똑똑함에 제작진 입덕 완료”라는 해시태크까지 올렸다.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지금은 별로 할 얘기가 없다”고 했지만 결국 방송사 출연이 예정된 상황이었던 것이다. 결국 모두가 노선영의 언론플레이에 놀아난 셈이다. 노선영 선수에게 인생 그렇게 살면 안 된다고 말해주고 싶고, 본의 아니게 피해를 당한 김보름 선수에게는 정중하게 사과한다. – 업데이트 2018. 3. 6.

한덕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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