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자 작가 포토에세이(6) 상추 파는 할머니

상추 파는 할머니
《상추 파는 할머니》 어버이날, 길바닥에 앉아 상추를 팔고 계시는 할머니가 오래도록 눈길을 붙잡았다. ⓒ김인자

“할머니, 상추에 묻은 이 노란 건 뭐예요?”

“으응, 송회가루”

“먹어도 돼요?”

“그럼, 먹어도 되지. 나 봐라 주구장창 뜯어 먹어두 암시롱도 안한다.”

“예, 할머니…”

“괜찮대두. 안 죽어. 송회가루야. 우리집 양쪽으로다가 큰 산이 두 개나 있어서 송회가루가 날라와서 노래. 노랗다고 또 의심하지 말고. 갖다 묵어도 암시롱도 안하니까 걱정허지 말고 묵어.”

*****

자식이 달아준 훈장꽃, 카네이션 한 송이 달지 못하고 송홧가루 잔뜩 묻은 상추 가지고 나와 길바닥에 앉아계신 할머니.

오늘 어버이날인데, 어버이날이 다 지나가고 있는데, 할머니가 오매불망하는 반가운 소식이 노란 송홧가루처럼 날아 왔으면 좋겠다.

어머니, 어디 계세요?
저희들 왔어요~~

김인자
Copyright 덕구일보 All rights reserved.
덕구일보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의 보호를 받습니다. 출처를 밝히고 링크하는 조건으로 기사의 일부를 이용할 수 있으나, 무단전재 및 각색 후 (재)배포는 금합니다. 아래 공유버튼을 이용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