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현숙 시인의 사랑앓이(6) 무게

사랑앓이 - 무게

무게

사랑하기에 보내야 한다고
사랑하기에 떠나야 한다고

그렇게 준비한 이별 뒤에는
오늘처럼 비라도 내리면
사슬처럼 조여 오는 그리움에 목이 메입니다

마음에 바위를 얹어 놓은들
그대 향한 그리움의 무게만 하겠습니까

아무것도 채울 수 없는 영혼으로
아무것도 지울 수 없는 가슴으로
마음만은 그대에게로
끊임없이 달려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늘 제자리걸음으로
그대를 향한
사랑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같은 자리만 맴돌고 있습니다

허현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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