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이야기로 배우는 지혜, 원숭이 꽃신

원숭이 꽃신
발바닥이 말랑말랑해진 원숭이는 이제 오소리로부터 신발을 사야 한다.

며칠 전, 아침 물안개가 근사한 북한강에 갔다가 휴대폰을 떨어트려 액정이 손상되는 참사를 당했다. 노예기간을 벗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았던 터라 속이 어찌나 쓰리던지. 액정수리비를 알아보니 새 폰을 사는 것보다 못했다. 최소한 1년은 더 사용하리라던 소박한 꿈은 그렇게 깨어지고 새 휴대폰으로 바꿨다.

폰을 바꾸면서 세웠던 나의 전략은 신상품 이전의 최신 폰으로 바꾸는 것이었으나 이빨 좋은 대리점 직원이 A4용지에 무슨 숫자를 적어가며 최면을 거는 바람에 그만 홀라당 넘어가버렸다. 결정타는 “3개월만 버티면 된다”는 말이었다.

“그래 3개월만 비싼 요금을 내면 신형을 사용한단 말이지?” 직원이 하라는 대로 여러 서류에 사인을 하고 새 폰을 받아들고 탈래탈래 집으로 오는데 아무래도 속이 개운치 않다. 한밤중에 계산기 두들기며 복기를 해봤더니 아무래도 당한 것 같다. 에잇, 세상에 공짜가 어딨어. Jimmy

신발장수 오소리가 원숭이에게 신발을 팔아먹을 계획을 세우고 원숭이 마을로 찾아갔다.

“이것이 신발이라는 것인데 한번 신어보시지요”
“굳이 신발이 필요 없는데…”
“공짜로 드릴 테니 신어보시지요. 돈을 달라는 것도 아니고 뭐가 어렵습니까?”
“그럼 신어 볼까”

그 이후로 오소리는 계속 원숭이에게 신발을 공짜로 공급해줬다. 신발을 신어보니 여간 편한 것이 아니다. 그렇게 신발을 신고 다녔더니 굳은살이 박혀있던 발바닥이 말랑말랑해져 이제 신발 없이는 맨땅을 걷기 힘들어졌다.

그런데 어느 날 오소리가 이제 더 이상 공짜로 신발을 줄 수 없다고 폭탄선언을 했다. 원숭이는 하는 수없이 돈을 주고 신발을 사 신어야했다. 신발값은 점점 올랐고 원숭이는 점점 더 살기 힘들어졌다.

어릴 때 교과서인지 동화책인지 하여간 어딘가에서 읽었던 우화이다. 그땐 오소리가 아니고 여우였는데, 요샌 여우가 오소리로 둔갑하여 ‘원숭이 꽃신’이라는 제목으로 많이 알려져 있다.

이제 폰이 없으면 생활이 힘드니 내가 꼭 원숭이가 된 것만 같다. 그래도 원숭이는 공짜 신이라도 얻어 신었지만 나는 3개월 동안 비싼 요금을 내야 하는데다가 휴대폰 대금은 그대로 계속 내야한다. 그러니 원숭이보다도 못한 신세다.

우리나라에는 국민을 원숭이 취급하는 오소리 같은 정치인들이 있다. 통신사를 오소리에 빗대 얘기했지만 정작 거론하고 하고 싶었던 것은 그들이다. 손가락 더럽히기 싫어 마음을 바꾼 것인데 아무래도 한마디만 해야겠다. 선심성 정책을 일삼는 정치인 조심하시라. 사이다도 몸엔 그리 좋지 않다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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