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그램 사용해보니

텔레그램
텔레그램(Telegram)은 영리를 추구하지 않는 자유 클라우드 기반 인터넷 메신저로 러시아의 니콜라이 두로프와 파벨 두로프 형제가 만들어 2013년 발표했다. 이미지는 누군가 만든 텔레그램 한글 사이트 캡쳐이다.

드루킹인지 드루퀸인지 하는 댓글조작 전문가가 김경수인지 김갱수인지하는 집권여당 정치인과 커뮤니케이션을 하면서 텔레그램이라는 메신저를 이용했었다고 한다.

문장이 과거형인 것은 김 정치인이 여당이 아니던 시절에 있었던 일이기 때문이고, ‘드루킹인지 김경수인지’로 표현한 것은 둘 다 내가 신뢰하지 않는 직업군(職業群)인 정치와 관련된 인물이라 약간 비하하는 마음을 담았기 때문이다.

마음이야 이성적이고 싶지만 손가락이 말을 잘 듣지 않는다. 참고로 난 여야(與野)나 국내외(國內外)를 막론하고 정치인은 신뢰하지 않는다. “힘들 때 정치인이 우리를 도와줄 것이라는 기대는 하지마라. 그들은 자신들에게 도움이 될 때만 움직인다.”는 알랭 드 보통의 말에 전적으로 공감하기 때문이다.

현재 몇 년 동안 진행되고 있는 몇몇 행사에 정치인들이 적극 참여하는 것을 뉴스를 통해 접하고 있지만, 이는 순전히 자신들에게 도움이 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렇지 않다면 유사한 다른 행사에 참석하지 않을 까닭이 없다.

그러다 보니 SNS를 포함한 모든 인터넷 사이트에서 정치적인 이야기는 거의 하지 않는 편이다. 이데올로기는 아편과 같아서 한번 꽂히면 같은 편이 하는 말 외는 들리지도 보이지도 않으니까 말해봤자 헛일이라는 것을 잘 아는 까닭이다.

하지만 눈치 빠른 사람이라면 눈치를 챘을 테지만 나름대로 나의 정치관을 이야기 속에서 드러나게 하려고 애는 썼다. 그마저도 못하면 나는 숨이 막혀 죽을지도 모른다.

신라 경문왕 때 누구가 오죽하면 대나무 숲에서 땅에 코 박고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라고 외쳤을까. 하물며 자유 민주주의 국가에서 그 정도는 괜찮은 거라 판단했다.

이야기가 살짝 옆으로 새고 말았다. 다시 앞으로 돌려서, 드루킹과 김경수 정치인이 관련된 뉴스에서 내가 주목한 것은 텔레그램이라는 메신저이다. 텔레그램이 무엇이기에 그들은 IT강국 대한민국의 훌륭한(?) 메신저를 두고 외국산 메신저를 이용했을까?

텔레그램은 보안과 속도에 최적화된 메신저로 알려져 있다. 워낙 보안에 좋다고 소문이 나서인지 언론자유 지수가 떨어지는 국가일수록 텔레그램 이용자가 많다고 한다. 참고로 우리나라는 한때 텔레그램 다운로드 순위 1위에 오르기도 했다.

2017년 기준 대한민국의 언론자유지수는 세계 63위이다. 보안할 것이 하나도 없는 나도 텔레그램을 이용하고 있으니 우리나라가 괜히 1등이 아니지 싶다.

텔레그램 다운로드 지수와 언론자유지수ㅜ
국경없는 기자회가 발표한 국가별 텔레그램 다운로드 순위(왼쪽)와 언론 자유 지수(2017년 기준)

사실 텔레그램은 털어서 뭔가 나올만한 사람에게나 유용한 메신저이다. 나같이 털어봐야 먼지밖에 나올게 없는 사람에게는 굳이 필요 없다. 그런데도 우리나라가 텔레그램 다운로드 1위국이 된 것은, 분명히 털었을 때는 먼지였지만 이것이 요술을 부려 금가루가 되고 은가루가 되기 때문이다. 힘 있는 곳하고 엮이면 그렇게 되는 경우가 왕왕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나 같은 경우 텔레그램을 이용할 이유가 없으나 특정 사안에 대해서는 텔레그램으로만 소통하는 모모들과의 관계 때문에 엉겁결에 사용하게 되었다. 정작 텔레그램을 이용해보니 소문대로 보안은 국내 메신저보다 좋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무척이나 가볍다. 카톡 이용자는 알겠지만 카톡은 리소스(resource)를 무지 잡아먹는다. 휴대폰 밧데리가 간당간당할 때는 카톡만 꺼둬도 무척 도움이 된다. 가벼운데다 보안이 좋으니 뭔가 은밀하게 일을 도모해야할 필요가 있을 때는 카톡보다 낫다. 실질적으로도 그렇고 심리적으로도 그러하다.

앱을 다운로드 받아 핸드폰에서 이용해도 되고, PC버전을 다운받으면 노트북이나 데스크톱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 어떤 플랫폼에서나 이용할 수 있도록 다양한 버전이 제공되고 있으므로 자신의 환경에 맞는 것으로 다운 받으면 된다. 누구인지 모르겠으나 한글 사이트를 만들어 텔레그램을 다운 받을 수 있도록 한 사이트도 있다.

텔레그램이라는 보안이 좋다고 소문난 메신저가 있다는 내용만 전달하는 것이 목적이므로 링크는 생략한다. 필요하다면 수고스럽겠지만 검색해보면 쉽게 찾을 수 있을 것이고, 의외로 사용방법이 간단하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덕구가 알려줬다 하지말고 필요하면 사용하시길. 난 분명히 텔레그램 사용법을 알려주지 않았다.

한덕구
Copyright 덕구일보 All rights reserved.
덕구일보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의 보호를 받습니다. 출처를 밝히고 링크하는 조건으로 기사의 일부를 이용할 수 있으나, 무단전재 및 각색 후 (재)배포는 금합니다. 아래 공유버튼을 이용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