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의 로망 픽업트럭, 그리고 포드 레인저 랩터

포드 F150
픽업트럭의 최고봉 F150

드디어 감기에 걸린 것 같다. 행여나~ 행여나~ 했는데 역시다. 목이 붓고 오슬오슬 추운 것이 굳이 진단을 받지 않더라도 틀림없다. 이참에 편안하게 자리에 앉아 행복한 상상이나 해봐야겠다.

포드자동차는 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부터 죽어라 픽업트럭, 그것도 F150을 만들어왔다. 그러다보니 ‘포드는 F150을 만드는 회사’라는 말까지 한다. F150은 포드자동차 그 자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F150은 미국에서 가장 많이 팔린 대형 픽업트럭인데 이는 픽업트럭뿐만 아니라 전체 차종을 통틀어 집계한 기록이다. 그런 기록을 현재까지 40년이 넘도록 이어오고 있다.

F150에서 오프로드에 강하게 만든 고성능 모델이 랩터다. 이름하여 F150 랩터. 세계 최고의 전투기 F22 랩터하고는 하늘을 날고 땅을 달린다는 차이가 있으나 최고라는 점에서는 같다.

F150이 어쩌다 한국에서도 눈에 뜨이지만 불행히도 F150이나 F150랩터는 한국의 도로사정에는 맞지 않다. 골목골목 다닐 수도 없거니와 그 우람한 덩치를 소화할 주차장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애초 F150은 갖고 싶다는 꿈조차 꾸지 않았는데 포드에서 이를 가엽게 여겨서인지 미드사이즈 픽업트럭을 발표했다. 바로 포드 레인저(Ranger)다. 레인저는 예전에 생산했었던 모델인데 이번에 아시아 태평양 지역을 겨냥해서 다시 부활시킨 모델이다.

레인저 랩터
포드의 중형 픽업트럭 레인저 랩터.
레인저 랩터
레인저 랩터는 오프로드에 강한 모델로 지상고가 높아 못가는 길이 없다.
레인저 랩터
레인저 랩터는 차량 하부를 완벽하게 보호한다.

픽업트럭계의 태산북두 F150 랩터. 그 DNA를 고스란히 물려받은 레인저 랩터(Ranger Raptor)가 어쩌면 한국에 들어올지도 모르겠다. 포드코리아가 레인저 랩터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는 소문이 여기저기서 흘러나오고 있는데 돌아가는 판세로 보아 그 소문이 현실이 될 가능성이 높다.

2.0ℓ트윈터보 디젤 엔진은 최고출력 213마력, 최대토크 51kg·m이고, 변속기는 F150과 동일한 10단 자동변속기를 사용한다. 서스펜션은 코일오버 스프링 타입. 여기에 랩터는 기본형보다 11인치 높아진 지상고와 접근각 32.5도, 이탈각 24도로 오프로드 주파 능력이 더 뛰어나다.

멋진 외관에 뛰어난 성능, 여러 용도로 사용이 가능하고 가격은 일반 수입자동차에 비해 결코 비쌀 리 없는-트럭이 비싸면 안 되기 때문에- 중형 픽업트럭이면 충분히 남자들의 눈길을 끌만하다. 더욱이 레인저 랩터는 그 유명한 F150 랩터의 아우 아닌가.

국내에서 판매되는 픽업트럭은 쌍용자동차의 렉스턴 스포츠가 유일하다. 렉스턴 스포츠는 코란도 스포츠의 뒤를 이어 2018년 데뷔했는데 아무리 무주공산(無主空山)인 시장이라도 예상외로 높은 판매고를 올리고 있다.

렉스턴 스포츠
코란도 스포츠에서 환골탈태하여 탄생한 렉스턴 스포츠.
렉스턴 스포츠
렉스턴 스포츠는 인기 없는 픽업트럭임에도 높은 판매고를 올리고 있다.

렉스턴 스포츠가 시장에서 승승장구하자 그동안 픽업을 외면했던 다른 메이커들이 새로운 모델을 투입할 거라는 말이 들린다. 특히 GM에서 콜로라도를 조기 투입할거라는 소문도 있는데 쌍용자동차로서는 새로운 도전에 직면한 셈이다.

이래저래 내년에는 재미있는 한 해가 될 것 같다. 분명한 것은 그냥 트럭이든 픽업트럭이든 트럭은 트럭이니 비싸면 실패할 거라는 것은 안 비밀이다.

벤츠도 싫고, 람보르기니도 싫다. 나는 레인저 랩터를 몰고 존 스타인벡이 되어 우리나라를 방방곡곡 둘러보는 꿈을 꾼다. 언젠가는 실현될 꿈이다. 그런데 찰리가 없어서 어떡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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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덕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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