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서를 공증한다고? 공정증서와 사서증서 인증의 차이

공증사무실
공증사무실은 법원 주변에서 흔하게 볼 수 있다.

“서류를 공증하려고 하는데요.”
“무슨 서류를 공증하시려고요?”
“각서를 공증하면 법률적 효력이 있다고 들었는데요.”

나미아 잡화점의 기적’ 서평에서도 밝혔듯 이젠 조언을 받기보다 조언을 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나이인지라 주변으로부터 조언을 구하는 요청을 받는 일이 많다.

처음엔 “내가 무슨 조언을?” 하는 마음에 말을 아꼈으나 힘든 사람에겐 대화 상대가 되어 주는 것만으로도 힘이 되는 경우가 많고, 간혹 나의 말 한마디가 상대에게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알고부터는 나미야 씨와는 다른 방식으로 여건이 허락하는 한 성심껏 응해준다.

어제는 부부간의 일로 힘들어 하는 사람(이하 ‘그’라고 표기)과 통화하게 되었다. 그의 사연을 들어보니 위로도 위로지만 법률적 조언이 더 필요한 사안이었다.

그의 사연은 슬프고 놀라웠는데 자세한 내용은 생략하고, 그와 나눴던 대화 중에 ‘각서를 공증하는 것’에 대한 부분을 짧게 소개한다. 상식적으로라도 알아두면 도움이 될 것 같아서다.

공증에는 여러 종류가 있지만 일반적으로 공증인이 당사자의 의사 등을 확인하여 그에 관한 서류를 직접 작성하는 ‘공정증서’와 당사자가 이미 작성한 서류상의 서명날인이 본인의 의사에 의한 것이 틀림없다는 것을 공증인이 확인하고 그 사실을 기재하는 ‘사서증서의 인증’이 가장 알려져 있다.

물론 그 외에도 상법 등에 의하여 주식회사 등 일정한 법인의 경우 정관에 대한 인증 및 법인등기절차에 소요되는 ‘의사록의 인증’이나 당사자가 작성한 서류에 공증인이 일자인을 찍어 그날에 그 문서가 존재하였다는 사실을 증명해 주는 ‘확정일자의 압날’, ‘유언공증’, ‘번역공증’ 등이 있다.

그가 하려고 했던 것은 ‘사서증서의 인증’이다. 대체로 공증서류는 집행문이 부여되는 법원의 판결문과 같아서 여차하면 재판을 생략하고 바로 강제집행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 역시 그렇게 알고 있었는데 이는 잘못 알고 있는 경우이다.

재판절차를 거치지 않고 바로 강제집행을 할 수 있는 경우는 ‘공정증서’에서만 가능하고, ‘사서증서의 인증’인 경우는 해당되지 않는다.

공정증서라도 ‘어음(수표) 공증’과 일정한 금전 등의 지급을 목적으로 하는 법률행위에 관하여 강제집행을 인낙하는 문구를 기재한 ‘집행수락문언부 공증’의 경우에만 약정대로 지급되지 않을 경우 바로 강제집행을 할 수 있다.

그러니까 비록 금전 등의 지급을 목적으로 하는 내용이라도 ‘사서증서의 인증’이라면 재판을 통해 집행문을 부여 받아야 한다. 이때 ‘사서증서의 인증’ 서류는 재판에서 유리한 증거자료로 활용할 수 있을 뿐이다.

그러므로 금전 등의 지급을 목적으로 하는 서류를 작성할 경우라면 각서를 받아서 그 각서를 공증할 것이 아니라, 당사자들이 직접 공증사무실로 가서 공증인이 내용을 작성하는‘집행수락문언부 공증’을 하는 것이 좋다.

그러면 공증인이 알아서 처리해준다. 혹시나 하는 마음이 있으면 “약정을 이행하지 않으면 강제집행이 가능하도록 해주세요”라고 말하면 된다. 일부러 집행수락문언부 공증 이런 어려운 말을 할 필요는 없다.

공증은 공증인가를 받은 합동법률사무소와 법무법인 또는 임명된 공증인의 사무실에서 할 수 있는데, 보통 법원 근처에 보면 ‘공증’이라는 간판을 단 사무실들이 많이 있다. 만약 공증사무실이 전혀 없는 지역에서는 검찰청에서도 공증을 할 수 있다.

공증을 하러 갈 때는 자신의 주민등록증이나 운전면허증 등 사진이 붙어 있어 신원을 확인할 수 있는 관공서가 발행한 신분증명서와 인장을 지참해야 한다. 만약 법인일 경우라면 대표자의 법인 인감증명서와 법인 등기부등본 또는 초본도 지참해야 하고, 대리인에 의하여 공증을 하는 경우는 대리인의 신분증명서와 인장 외에 본인의 인감증명서(발행일부터 6개월 이내의 것)와 위임장 1통을 지참해야 한다.

세상 모든 일이 다 그렇지만 대충 아는 것보다는 아예 모르는 것이 차라리 낫다. 모르면 물어서라도 제대로 처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공증사무실에서 사서증서를 인증 받고서 강제집행이 가능한 공정증서로 알고 있는 경우를 많이 봤기에 하는 말이다.

한덕구

덕구일보 편집장.
제가 바담 풍하더라도 바람 풍으로 알아묵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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