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아키라 SNS 미스터리 소설,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

휴대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
도서출판 북플라자에서 번역출간한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 표지.

일본작가 시가 아키라(志駕晃)의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スマホを落としただけなのに)’를 읽었다. 모 출판사에서 주최한 ‘이 미스터리가 대단해’라는 공모전의 수상작이라고 한다. 이 미스터리가 대단해? 대단하거나 말거나 난 모르니 그 부분은 패쓰.

그러나 IT기기에 익숙한 현대인의 삶에서 스마트폰 분실이라는 흔한 소재를 가지고 이런 공포스러운 스토리를 생각한 작가의 발상만큼은 ‘대단하다’라고 아니할 수 없다. 참 대단타!

스마트폰을 주운 자, 표적이 된 여자,
그리고 숲속에서 발견된 백골의 사체!

현대인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SNS 미스터리!

“택시 안에 두고 내린 스마트폰이 모든 비극의 출발점이었다. 그것을 주운 자는 스마트폰을 돌려주었지만, 스마트폰 속에 있는 정보를 모두 털어 스마트폰 주인과 그 주변 사람들을 함정에 빠트린다. 한편 인근 야산에서 신원을 알 수 없는 여성의 변사체가 잇따라 발견되는데···”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
자세히 보니 이 소설은 영화로도 제작되었다고 소개되어 있다.

이 작품은 스마트폰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현대인에게 스마트폰 간수를 잘해야 한다는 것과 페이스북 같은 SNS는 신중하게 사용해야 한다는 것을 알려준다. 재수 없으면 삶의 질서가 불가역적으로 무너져버린다. 모든 케이스가 그렇다는 것은 아니고 ‘아차’하면 그렇다는 거다.

여주인공 아사미의 경우 자신이 스마트폰을 분실한 것이 아니라 남자 친구가 스마트폰을 분실했는데 그 때문에 범행의 표적이 되고 말았다.

작품 속 연쇄살인범이 범행의 표적을 설정하는 것이나 범행을 위해 정보를 습득하는 도구로 페이스북을 활용하는 대목은 섬뜩하다 못해 심히 우려스럽다. 페부커의 입장에서 볼 때 충분히 가능한 일이기 때문이다.

연예인 A와 B가 손사래를 치는데도 A와 B의 열애설이 나온다면, 필시 이 둘은 SNS에 자신들도 자각하지 못한 채 연애의 흔적을 남겼을 가능성이 높다.

연예인을 쫓는 파파라치라면 성가심으로 끝날 수도 있지만, 흉악범이 범행의 표적을 선정하려고 페이스북을 이용하는 거라면 페이스북은 범죄자를 끌어들이는 훌륭한 통로가 된다는 사실을 작가는 이 작품을 통해 이야기 하는 듯하다 .

“프로필을 보니 (그녀가)도쿄에 거주 중이라는 사실과 R대학을 졸업한 사실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사진 앨범에는 풍경사진 몇 장뿐이고, 본인의 얼굴 사진은 어디에도 올라와 있지 않다. 다시 기본정보란을 보니 주소는커녕 생년월일조차 없다. 이 이나바 아사미는 SNS상에서 개인정보를 드러내는 것에 상당히 신중한 타입인 듯했다. 인터넷 세상으로부터 안전하게 격리되어 살고 싶다면 그녀처럼 하는 것이 옳다. 남자는 SNS상에서 개인정보를 드러내는 것은 자살행위와 같다고 생각했다.” -p15

친구신청이 승인되고 나면 ‘좋아요’를 눌러주고 (표적이) 좋아할 만한 칭찬을 마구 해버리면 된다. 이런 방식으로 많은 사람들을 파멸시켜왔다. p107

연쇄살인범이 페이스북을 통해 표적의 동정을 살피는 대목이나 접근하는 대목들은 괜히 아는 사람들에게 주의를 주고 싶은 욕구를 불러 일으킨다.

국내 작가의 작품을 피하다 읽게 된 시가 아키라의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는 조심성 없이 SNS를 사용하는 이들에게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은 작품이다. 구더기 무섭다고 장을 못 담그랴마는 구더기가 어떤 경우에 생기는지는 알고 있어야 하지 않겠나.

우리 모두 자신에게는 나쁜 일이 일어나지 않을 거라며 먼 나라 이야기로 치부하는 경향이 있다. 하긴 언젠가 죽을 것을 알면서도 천년만년 살 것처럼 행동하는 사람도 있으니 더 말해 뭣하리오.

그런 사람들은 그렇게 살다 가든지 말든지 하라 하고, 우린 우리대로 행복하게 살다 가자. 나의 소박한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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