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랜드 펜윅 시리즈(4) 약소국 그랜드 펜윅의 석유시장 쟁탈기

약소국 그랜드 펜윅의 석유시장 쟁탈기

그랜드 펜윅 시리즈 중 마지막 작품 ‘약소국 그랜드 펜윅의 석유시장 쟁탈기’를 소개한다. 이 작품들을 출간하면서 출판사는 쏠쏠한 재미를 봤지 싶다. 좋겠다, 뜨인돌!

서점에서 보니 손맛이 좋도록 사이즈를 줄인 개정판이 보이던데 좋아 보였다. 책을 지참하기엔 아무래도 사이즈가 좀 작은 것이 좋다.

레너드 위벌리의 그랜드 펜윅 시리즈 중 마지막 작품 ‘약소국 그랜드 펜윅의 석유시장 쟁탈기(원제; The Mouse that Saved the West)’는 1981년도 작품이다. 지금으로부터 무려 37년 전에 나온 작품이니 지금과는 국제정세가 좀 다르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책을 읽어야 한다.

마지막 작품이니만큼 정리 차원에서 작품의 내용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그랜드 펜윅이라는 콩만 한 나라가 자국의 경제사정이 어려워지자 전쟁 패전국에 원조를 잘하는 미국의 습성을 역이용하려고 와인 상표권 침해를 빌미로 미국에 전쟁을 걸었다가 의도와 다르게 이겨버리자 자신들은 원조할 책임이 없다고 발뺌하고(1부 약소국 그랜드 펜윅의 뉴욕 침공기),

그랜드 펜윅이 미국과의 전쟁 결과로 미국에 껌 공장을 만든 것 까지는 좋았으나 이 회사가 큰 수익을 내자 인플레이션을 우려한 그랜드 펜윅은 껌 공장에서 번 돈을 없애려 주식시장에 투자를 했다가 운이 없게도 ‘초심자의 행운’이 작동하여 돈을 왕창 벌어 월스트리트를 발칵 뒤집더니(2부 약소국 그랜드 펜윅의 월스트리트 공략기),

모피코트를 살 돈이 없어 미국에 차관을 요청하면서 우주개발이라는 핑계를 걸었다가 빼박이 되어 인류 최초로 완행버스 같은 로켓을 타고 달나라로 향한다(3부 약소국 그랜드 펜윅의 달나라 정복기).

하는 일마다 황당무계한 그랜드 펜윅 사람들이 이번엔 석유시장에 뛰어들었다. 여태 그래왔듯이 이번에도 아주 사소한 일이 발단이 되었다.

그랜드 펜윅의 석유 소비량은 유럽에서 최하위이다. 이 나라에는 공장도 철도도 비행기도 없고 오로지 자동차 두 대뿐이다. 물을 데워 목욕을 하거나 대공녀가 가끔 쇼핑을 나갈 때 차를 이용할 수 있을 정도의 석유만 있으면 만족한 그랜드 펜윅이다.

그런데 석유를 공급하던 프랑스가 세계적인 석유부족 현상을 이유로 공급량을 20갤런으로 줄이자 나라가 휘청거리는데, 책의 내용을 그대로 옮기면 이러하다.

“이리하여 그랜드 펜윅은 전 세계에서 최초로 에너지 부족의 직격탄에-그것도 단 한 방에- 맞아 비틀거리는 국가가 되고 말았다.”

그랜드 펜윅의 수상 마운트조이 백작은 일주일에 한 번 목욕을 하는데 석유가 없어 다시 예전처럼 펜윅성 저 아래 부엌에서 장작을 때서 물을 어렵게 데운 다음 계단을 지나 올라오는 사이에 미지근하게 식어버린 물로 목욕을 하면서 분노한다.

그랜드 펜윅 시리즈는 풍자소설이다. 풍자란 주어진 사실을 곧이곧대로 드러내지 않고 과장하거나 혹은 왜곡하거나 비꼬아서 웃음을 유발하는 것을 뜻한다. 이 말은 어떤 사실, 그러니까 어떤 풍자할 대상이 있다는 말이 된다.

본질을 그대로 전달하는 것도 방법이지만 소설이 그러면 안된다. 그것은 학습서나 기타 도서가 할 일이다. 풍자소설을 읽는 것은 어떤 사안에 대한 본질을 학습하는 것과 같은 효과가 있다. 그렇다고 너무 진지하게 받아들이면 곤란하다. 소설은 소설일 뿐이니까.

한덕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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