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알의 효능, 가을이 준 황금색 선물

은행알의 효능

거리에 노란 은행이 떨어져 있다. 이번엔 태풍 ‘탈림’의 영향 때문인지 평소보다 많이 떨어져 있다. 누가 주워갈세라 소심한 자세로 몇 알을 냉큼 주웠다. 일곱 알. 생각보다 많이 줍지는 못했다. 주변의 눈을 의식한 탓이다. 여성 동무들은 다른 사람의 시선을 개의치 않고 잘만 줍는데 나는 점잖은 체면에 아직 그렇게는 못하고 있다. 굶어죽기 딱 좋은 성격이다.

은행나무는 우리들에게 가을을 느끼게 하고 우리의 정서를 감상적으로 바뀌게 하는 힘이 있다. 나도 몇 년 전까지는 그랬다. 그러나 이제는 은행나무를 보고 가을을 느끼긴 하지만 감상적으로 변하지는 않는다. 가을에는 오로지 은행알을 먹어야 한다는 일념(一念)뿐이다. 그러니까 내게 가을은 은행알을 먹는 계절이다.

은행은 고급 음식이나 안주상에 올리는 귀한 식품으로 대접받아 왔을 정도로 독특한 맛이 있다. 하지만 나는 맛 때문에 은행알에 집착하는 것은 아니다. 몸에 좋기 때문이다. 은행알에는 어떤 효능이 있을까?

천식·기침 등 기관지·호흡기질환 개선
야뇨증·요실금·손발 찬 데도 큰 효과
하루 10알 이상 섭취는 삼가야

일반적으로 알려진 은행의 효능은 천식·가래·기침·결핵 등의 기관지 및 호흡기 질환을 개선하는 것이다. 그리고 혈액순환에도 좋다.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은행은 낮 동안에는 소변을 잘 가리다가 밤에만 오줌을 지리는 아이들에게도 좋다. ‘야뇨증’ 개선에 효과가 있다는 말이다. 노인들의 경우 ‘요실금’을 개선시켜주는 효과도 볼 수 있다.

몸이 찬 여성들이 은행을 먹으면 몸이 따뜻해지고 소변을 잘 보는데 도움이 된다. 은행알은 칼륨이 풍부해 체내 나트륨을 배출시키는 작용도 하며, 베타카로틴 성분은 시력 개선과 신체의 저항력을 키워주는 역할을 한다. 면역력에 좋다는 뜻이다.

일본의 저명한 학자 고다 미츠오(ゴーダ光雄)는 그의 여러 저서에서 장을 비울 것을 역설했다. 그가 쓴 저서들을 읽어보고 내가 내린 결론은 배출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은행은 소변의 배출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

뿐만 아니라 은행은 폐와 위의 탁한 기운을 맑게 하고, 기침과 숨이 차는 걸 치료하는 데 효능이 있다. 그 외에도 폐를 따뜻하게 하고 기운을 북돋우며, 소변이 뿌옇게 되는 증상을 치료하기도 한다. 그래서 한방에서는 은행을 ‘백과(白果)’라고 부르며 한약재로 취급한다.

은행에는 레시틴과 아스파라긴산, 비타민B의 모체가 되는 ‘엘고스테론’ 성분이 들어있어 뇌혈관을 개선하는 효능도 있다. 뇌혈관 뿐 아니라 혈액순환에도 좋아 탈모개선에도 도움이 된다. 모근까지 영양분을 공급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보너스. 은행알은 성욕감퇴나 신경쇠약, 전신피로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은행을 불에 구워 한번에 7~8개씩 섭취하면 정력에도 좋다. 그렇다고 내가 정력 때문에 은행알을 주워 먹는 것은 아니다.

은행알이 떨어지면 과육이 터지면서 고약한 냄새를 풍기는데 이 때문에 진저리를 치는 사람들이 많다. 거리를 더럽히고 냄새마저 고약하니 가로수를 은행나무가 아닌 다른 식목으로 대체하자는 말도 나온다. 아니 이 좋은 것을 없애자니… 나는 반댈세!

혹은 은행나무는 암수가 다르고, 은행알은 암나무에서만 열리니 모든 나무를 수나무로 바꾸자는 말도 한다. 그것은 은행나무를 몰라서 하는 말이다. 죄송하게도 은행나무는 암수를 미리 알 수는 없다. 그저 열매를 맺으면 암나무, 열매를 맺지 않으면 수나무라고 판별할 수 있을 뿐이다. 그러니 힘들겠지만 참으소서~ ^^

한덕구

덕구일보 주간.
제가 바담 풍하더라도 바람 풍으로 알아묵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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