휙~하고 휘두른 주먹, 맞지 않아도 폭행죄?

권투경기

안녕하세요. 김변입니다.
벌써 김변의 다섯 번째 연재글이네요. 첫 번째 글을 남겼을 때만 해도 차가운 바람이 콧등을 때리고 있었는데, 이제는 완연한 봄바람이 불어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게 만드는군요.

마음이 원하는데 그 마음을 그냥 떨쳐버리는 건 예의가 아니겠죠? 조만간 가방 하나 둘러메고 훌쩍 떠나야겠어요. 그때는 여행에 관련된 이야기를 전해드릴게요.

그럼 오늘의 이야기를 한번 들어 볼까요? 오늘 들려드릴 이야기는 아주아주 무서운 두 번째 이야기예요.

2017. 3. 2. 20살이 된 김변은 두근두근거리는 마음으로 학교에 등교를 했어요. 꿈에 그리던 대학생활을 시작한 날이죠. 법학과에 입학한 김변의 첫 수업은 법학입문. 교수님께서는 첫날부터 바로 수업을 시작하셨죠.

“이리로리따리나리키리도리니리”

교수님의 법률용어가 가득한 말들은 거의 외계어에 가까웠어요. 비몽사몽으로 수업을 듣고 있는데, 안테나가 작동하기 시작했어요.

“삐삐삐삐 삐삐삐삐”

그 안테나의 신호를 따라가다 보니, 저 멀리 멋진 여성이 앉아 있는 게 아니겠어요. 김변의 입가엔 절로 미소가 번졌죠. 그렇게 그날의 첫 수업이 끝나고, 법대 선배들이 1학년 후배들을 만나러 강의실에 들어왔어요. 그리고 공지사항을 전달했죠.

“오늘은 신입생들을 위한 과 모임이 있는 날입니다. 시간 되시는 분들은 오후 6시까지 법대 1층 로비로 모여주세요.”

김변은 다시 안테나를 펼쳤어요. 그리고 안테나 신호에 집중했죠. 신호는 말하고 있었어요. 저 멀리 멋진 여성님도 오늘 모임에 참석한다고. 그리고 그녀의 이름이 ‘덕순’이라는 사실도 알게 되었죠. 그렇게 김변은 그날 저녁 모임에 덕순씨와 참석하게 되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죠.

그런데 그때 사고가 터졌어요. 옆 테이블에 앉아 있던, 남성들이 덕순씨에게 치근덕거리고, 이를 본 김변은 분노하죠. 그리곤 벌떡 일어나, 그들에게 달려갔어요. 멋지게 점프해 주먹을 그들에게 날려보지만, 그 주먹은 허공을 가르고, 김변은 상대방이 휘두른 주먹에 맞아 기절하죠…..

시간이 한참 지나 정신을 차린 김변.
그의 전화기가 울리고 있었어요.

“따르르릉 따르르릉…..”

첫 번째 연재를 읽어 보신 분들이라면 김변에게 어떤 전화가 왔는지 대충 감이 오시겠죠?

그런데 그 전화는 김변에게 피해자가 아니라 가해자 신분으로 나와서 조사를 받으라는 전화였어요. 김변의 주먹은 상대방을 가격한 게 아니라 허공을 갈랐는데, 왜 경찰은 김변을 가해자라고 이야기하고 있는 걸까요? 허공을 가른 김변의 주먹도 죄가 되는 걸까요?

허공을 가른 김변의 주먹은 형법상 폭행죄로 처벌받을 수 있어요.


형법 제260조 제1항
“사람의 신체에 대하여 폭행을 가한 자는 2년 이하의 징역, 500만 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에 처한다.”


폭행이라 하면 일반적으로 다른 사람을 가격하는 행위라고 생각하시죠? 맞아요!!! 폭행죄의 핵심은 맞은 상대방에 있는 게 아니라, 가격하는 그 행위 자체에 있는 거예요. 조금 어려우신가요?

조금 더 쉽게 말하자면, 폭행죄는 폭행이라는 그 행위 자체의 위법성 때문에 처벌하는 범죄예요. 범죄가 성립하는데 상해죄처럼 어떤 결과가 필요한 게 아니라, 폭행이라는 일정한 거동이 행해지면 그 자체로 범죄가 성립되는 거죠.

그래서 우리 김변이 멋지게 휘두른 주먹이 비록 상대방을 실제로 가격하지는 못했지만, 폭행죄로 처벌받을 수도 있는 거랍니다.

여기서 하나 더!

우리 형법 제260조 제3항은 단순 폭행죄는 피해자의 명시한 의사에 반하여 공소를 제기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어요.

이를 ‘반의사불벌죄’라고 하죠. 피해자가 가해자를 처벌하고 싶지 않다는 의사를 표명하면, 가해자를 검사가 재판에 넘길 수도 없고, 재판에 넘길 수도 없으니 당연히 처벌하는 것도 불가능.

그렇기 때문에 폭행죄의 경우에는 피해자와 원만히 합의를 하는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할 수 있죠. 물론 가장 좋은 건 이런 일에 휘말리지 않는 거겠죠?

Copyright 덕구일보. All rights reserved.
덕구일보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의 보호를 받습니다. 출처를 밝히고 링크하는 조건으로 기사 내용을 이용할 수 있으나, 전재 및 각색 후 (재)배포는 금합니다. 아래 공유버튼을 이용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