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합의, 날 속일 순 없을걸?

김경수 변호사

징검다리 연휴는 잘 보내고 계시나요?

누군가는 여행을 가기도 하고, 다른 누군가는 묵묵히 일을 하고 계실 수도 있겠네요. 혹시 연휴를 제대로 누리지 못하시더라도, 봄이 주는 따뜻한 햇살에 잠시 몸을 맡기고, 쉬어가는 한 주를 보내셨으면 좋겠어요. 이번 한주 술자리가 많으실 거 같은데, 다들 음주는 적당히 하시는 걸로.

연휴가 되면 폭행 사건이 많이 늘어나죠. 술자리에서 사소한 시비로 티격태격하다가 순간을 참지 못하고…. 휙…..

아무래도 음주를 하게 되면, 이성적인 판단을 하기 어려워지죠. 그래서 준비했습니다. 혹시 형사 합의서를 작성할 일이 생긴다면 주의해야 할 팁에 대해서!!!

형사합의는 결국 당사자 사이에 원만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하나의 방법이죠. 가해자 입장에서는 형량을 낮출 수 있는 아주 중요한 수단이기도 하고요.

결국 형사합의란 가해자는 피해자에게 적절한 배상을 해주고, 피해자는 가해자에게 앞으로 민형사상 문제를 제기하지 않기로 하는 약속이라고 말할 수 있어요.

중요한 것은 합의서를 작성할 때 배상 범위에 대해 명확히 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거예요. 자칫 배상의 범위와 종류를 명확히 하지 않으면, 합의 이후에 피해자가 가해자에게 별도로 손해의 배상을 청구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어요.

손해배상의 종류를 어떻게 나눌지는 그 기준에 따라 다양해질 수 있지만, 일단 크게는 재산적 손해와 정신적 손해로 구분할 수 있어요. 우리가 일반적으로 말하는 위자료라고 하는 것은 정신적 손해를 의미하는 거죠.

그럼 지금부터 예를 들어서 이야기를 해보도록 할게요.

우리 덕구씨는 긴 연휴에 기분이 좋아졌어요. 그래서 김경수 변호사를 불러 한잔하기로 했죠. 그렇게 김경수 변호사와 덕구씨는 이태원에서 만나 즐거운 시간을 보냈어요. 그러다 옆 테이블과 시비가 붙었죠.

평소 태권도를 열심히 배우며 무술을 연마하던 우리 덕구씨는 자신의 실력을 맘껏 뽐냈어요. 결국 상대방을 KO 시켰죠. 그렇게 상대방은 병원에 입원을 하고, 우리 덕구씨는…

다음 날 덕구씨는 김변도 부르지 않고 병원으로 상대방을 찾아가 싹싹 빌며 사과를 했어요. 그리고 합의서를 다음과 같이 작성했죠.

1, 00 년 00월 00일 일어난 형사사건에 대하여 가해자와 피해자는 서로 원만하게 합의를 하였습니다. 더 이상의 법적인 처벌은 원하지 않습니다.

​2, 가해자는 합의금으로 위자료 0000원을 0년 0월 0일 까지 지급하기로 하고 피해자는 이와 동시에 고소를 직접 취하거나 고소 취하서에 인감도장 날인과 인감증명서를 교부 해주기로 한다.

한시름 놓았다고 생각하던 덕구씨. 1달이 지나고 덕구에게 민사소장이 날아왔어요. 민사소장에는 치료비 등을 포함해서 돈을 달라는 이야기가 적혀있었죠. 우리 덕구씨는 화가 났어요. 분명히 합의를 했는데, 왜 나한테 돈을 또 달라고 하는 거지?

몇 달이 지나고 판사님이 말씀하셨어요.
“원고승소”

왜 덕구씨는 분명히 합의를 했는데도 재판에서 패소를 하고 만 걸까요? 그건 합의 문구에 함정이 있었기 때문이에요. 어떤 함정인지 아시겠나요? 함정은 바로 ‘위자료’라는 단어예요.

위자료는 일종의 정신적 손해배상을 특정하는 단어에요

즉, 덕구씨는 피해자와 정신적 손해배상에 대해서만 합의를 한 것이지, 기타 재산적 손해에 대해서는 합의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피해자는 별도로 치료비 등의 재산적 손해에 대해서 청구를 할 수가 있게 된 거죠.

법적 분쟁은 결국 해석의 싸움이기 때문에, 그 단어의 의미가 명확히 정해져 있는 경우에는 법정다툼에 어려움이 발생할 수 있어요.

따라서 합의문이나 계약서 등을 작성 하실 때에는 항상 단어 하나하나 세심한 주의를 하셔야 한답니다.

그리고 구체적인 사실관계에 따라서는 위자료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않더라도, 이후 발생한 예상치 못한 손해의 발생 등에 대해서는 별도 청구가 가능하다는 사실도 덤으로 알고 가시면 좋을 거 같아요.

그럼 다들 이번 한주 술은 적당히, 기분 좋게 드시고요. 행복한 한주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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