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감선생님 책 읽어드릴께요··· 포천 관인초등학교

관인초등학교 2
관인초등학교 아이들은 매일 뒷마당에서 교감선생님께 책을 읽어준다.

1학년부터 6학년까지 전교생이라고 해봤자 겨우 45명인 꼬맹이학교 관인초등학교.¹ 병설유치원에 다니는 꼬꼬마아이들 6명을 몽땅 합해도 학생수가 겨우 51명인 아주 작은 학교, 관인초등학교. 그 작은 학교에 거인아이들이 있다.

점심시간마다 교감선생님에게 책을 읽어주는 마음이 큰 아이들.
동그라미가 되고 별이 되고 달이 되는게 꿈인 아이들.
후다닥 점심을 먹고 제트기보다 빠르게 교무실로 달려오는 아이들.
교감선생님 두 손 잡고 학교 뒷마당으로 가는 아이들.
그 곳에서 소학교 거인아이들은 교감선생님에게 책을 읽어준다.

“교감 선생님, 오늘은 이 책 읽어드릴까요?”

“어흥~~” 하고 성현이가 호랑이 목소리로 겁을 주면 지혜는 “아이구, 무서워라.” 하며 할머니 목소리로 겁을 먹는다.

깔깔깔 웃으며 신나고 즐겁게 교감선생님에게 책읽어주는 아이들.
신나게 읽는 아이들 입에, 재밌게 들어주시는 교감선생님 귀에, 따뜻한 봄볕이 내려앉아 함께 듣는다.

소학교 관인초등학교에 가면 교감선생님에게 책 읽어주는 거인아이들이 있다. 이 좋은 봄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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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석같은 웃음 짓는 아이들과 한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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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연 때문에 전국에 있는 학교에 많이 간다. 모든 학교가 좋았지만 포천에 있는 관인초등학교는 유독 기억에 남는다.

선생님이 책을 읽어주거나 의식있는 엄마들이 매주 학교에 와서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는 경우는 봤어도 아이들이 선생님에게 그것도 교감선생님에게 책을 읽어주는 것을 본 것은 관인초등학교가 처음이었다. 그것도 지속적으로 매일.

아이들이 구김살 없이 밝고, 스스럼없이 선생님을 대하는 것은 교감선생님 이하 모든 선생님들의 남다른 교육관 때문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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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관인초등학교: 1930년 설립된 공립초등학교. 총 학생수 45명, 교원수 11명의 미니 학교로 경기도 포천시 관인면에 있다.

김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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