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무협소설의 새 지평을 열 수도 있었던 이우혁의 쾌자풍

쾌자풍
2012년을 끝으로 후속편이 나오지 않고 있는 이우혁의 쾌자풍

기다리고 기다려도 완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이우혁의 한국형 무협소설 쾌자풍. 3권 이후 6년 정도 흘렀는데 아직 4권이 나오지 않고 있다. 완간되면 서평을 써야지 벼르다가 아무래도 10년은 더 기다려야 할 것 같아서 중간평가 겸해서 짧게 몇 자 적는다.

국내작가가 쓰는 무협소설의 대부분은 그 배경이 중국대륙이다. 많이 들어 낯설지 않지만 익숙하지 않아 선입견이 없으므로 글쓰기에는 편하다. 만약 절륜한 무공을 지닌 주인공이 부산 혹은 대전 출신이라고 하면 아무래도 어색할 것이 틀림없다. 예능프로에 자주 나오는 배우가 영화나 드라마에 캐스팅되기 힘든 이유와 비슷하다.

이우혁 작가는 한국형 판타지나 무협에 남다른 노력을 기울이는 작가다. 성공 가능성이 높지 않음에도 뛰어난 필담으로 이를 잘 극복해낸다. 그의 작품들은 일부를 제외하면 대체로 재미있는데, 쾌자풍은 재미있는 쪽에 속하는 작품이다.

쾌자풍은 조선 성종 무렵-기억이 가물가물해서 확실한지 자신이 없지만- 의주일대와 근방 국경지역 그리고 명나라 일부지역을 배경으로 삼은 무협소설이다. 쾌자란 포졸이 입는 복식을 뜻하는데 지종희라는 조선 포졸이 쾌자를 휘날리며 활약한다고 해서 쾌자풍이란 제목이 붙었다. 베리 나이스~

이우혁 소설을 읽다보면 언제나 느끼게 되지만 등장인물의 특징을 기가 막히게 잘 표현해낸다. 읽다보면 어떤 인물인지 머릿속에서 형상화 되는데 이는 이야기꾼으로서 대단한 재능이다.

판타지나 무협지에서 작품성이나 완성도를 따지는 것은 쓸데없는 짓이다. 물론 문장력 좋고 작품성이 있어 완성도가 뛰어나면 좋긴 하겠지만 스토리가 흥미진진하고 등장인물 캐릭터만 잘 살리면 그것으로도 충분하다.

이제 1, 2, 3, 세 권밖에 나오지 않은지라 이야기 전개가 어떻게 될지 가늠이 되지 않지만, 밑밥처럼 깔아놓은 배경 이야기는 내 보기에 썩 훌륭하다.

양판소에 중독된 독자라면 ‘에잇~ 퉤퉤’ 할지도 모르겠다. 무공이라고 하기엔 뭣한 차력이 나오고, 무협인데도 무공보다 말빨이나 잔머리로 난관을 극복하는 지종희에게서 실망할 여지는 있는데, 나는 역(逆)으로 그런 이유 때문에 양판소라는 오명(?)은 피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6년이면 짧지 않은 세월이다. 분명 뭔가 이유가 있어 후속편이 나오지 않는 것일 터인데 만약 쾌자풍의 후속편 출간을 포기했다면 차라리 다른 작가에게 넘김이 어떤지. 작품의 구상이 아까워서 하는 말이다.

한덕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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