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압류와 가처분은 이렇게 다릅니다.

가압류나 가처분이란 말은 일상에서 쉽게 들을 수 있는 말입니다. 그러나 그 차이를 일반인들이 알기란 쉽지 않습니다. 틈틈이 헷갈리기 쉬운 말들을 뽑아 알려드리고 있는데 날 잡기가 쉽지 않군요. 그래서 오늘 억지로 날을 잡았습니다. 오늘은 가압류와 가처분의 차이입니다.

가압류와 가처분
가압류와 가처분은 본 재판전에 해두는 보전조치이다.

가압류, 가처분이란 스포츠경기에서 본 게임에 들어가기 전에 치르는 오프닝 게임 같은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즉, 가압류나 가처분은 본 재판을 하기 전에 해두는 보전조치인 것입니다. 본 재판에서 승소를 하더라도 실익이 없다면 소용이 없으니 미리 조치를 해두는 것이지요.

가압류

채권자인 A가 채무자인 B를 상대로 1억 원을 달라는 청구소송을 하여 재판에서 승소를 하였다고 하더라도 B에게 아무런 재산이 없다면 A는 실익이 없는 재판을 한 것입니다.

B가 재판에서 질 것에 대비하여 재산을 빼돌렸을 경우에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런 경우 필요한 예비적 조치가 가압류입니다. 미리 부동산이나 유체동산, 채권, 자동차 등에 가압류를 해두게 되면 나중에 소송에서 이겼을 때 경매를 통해서 쉽게 돈을 돌려받을 수 있습니다.

가처분

가처분이란 채권자가 금전채권이 아닌 특정대상(계쟁물*)에 관하여 권리를 가지고 있을 때, 그 계쟁물이 처분되거나 멸실되는 것을 방지하고자 판결을 받기 전에 계쟁물의 현상 변경을 금지시키는 제도입니다.

가압류나 가처분 모두 재판 전에 이루어진다는 점에서는 같으나 가압류가 금전채권을 대상으로 하는데 반해 가처분은 금전채권이 아닌 권리에 대한 것이라는 점에서 구별됩니다.

가처분에는 일반적으로 계쟁물의 처분 행위를 금지하는 ‘처분금지 가처분’과 계쟁물의 위치를 옮기는 행위를 금지하는 ‘점유 이전 금지 가처분’ 등이 있습니다.

A가 B에 대하여 아파트의 이전 등기를 청구하는 소송이 진행되는 중에 B가 타인에게 아파트를 팔아 타인 명의로 이전 등기를 해버리면 A는 재판에서 승소하더라도 이전 등기를 할 수 없습니다. 이런 경우를 대비하려면 A는 아파트에 관하여 ‘처분 금지 가처분’을 먼저 신청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당사자 간에 권리관계에 대한 다툼이 있을 경우, 그에 대한 확정판결이 있기까지 현상을 그대로 방치한다면 권리자는 현저한 손해를 입거나 권리를 실현하기 어렵습니다. 이런 경우에도 잠정적인 임시 조치로 가처분제도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부당하게 해고를 당한 사람이 해고의 무효를 주장하는 경우 임금의 계속 지급을 명하는 등의 가처분도 할 수 있습니다.

“착한 사람은 법을 모른다”라고 하지만, 착하다는 소리 조금 덜 듣더라도 덕구일보에서 알려주는 상식 수준의 법률지식은 알아두는 것이 좋겠습니다. 원칙과 상식이 통하는 사회가 좋은 사회니까요.


*계쟁물: 소송에서 다투는 목적이 되는 대상물.

한덕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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