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현숙 시인의 사랑앓이(2) 비

비(rain)

그래서 그랬나 봅니다
회색빛으로 흐려진 하늘이 빗줄기를 뿌리는 건
그대 향한 나의 그리움을 알고
대신 울어 주려고 그랬나 봅니다

그래서 그랬나 봅니다
바람이 옷깃을 여미게 하는 건
그대에게 가고 싶은 나의 마음을 알고
대신 찾아가 안부 전해 주려고 그랬나 봅니다

그래서 그랬나 봅니다
비바람이 창문을 세차게 두드리는 건
그대 역시 나를 그리워하고 있다고
대신 문안인사 하느라 그랬나 봅니다

이 비 그치고 나면
이 바람 멈추고 나면
맑고 투명한 햇살과 함께
그대 곁으로 달려가려 합니다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려 주십시오

허현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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